불법체포 후 유치장서 ‘브래지어 탈의’ 요구…국가배상 또 인정

불법체포 후 유치장서 ‘브래지어 탈의’ 요구…국가배상 또 인정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24 16:56
수정 2018-10-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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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추모 행진 참가 여성들, 체포 뒤 브래지어 탈의 강요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에 참가했다가 적법하지 않은 체포절차에 따라 유치장에 수용되면서 브래지어 탈의까지 강요받은 여성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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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연행되는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
경찰에 연행되는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사거리 앞에서 행진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권순건 판사는 24일 A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이들에게 각 1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 등은 2014년 5월 서울시청 광장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행진에 참가했다가 신고된 경로를 이탈해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등지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 시위를 한다는 판단 아래 자진해산 요청에 이어 4차 해산명령까지 내렸다가 불응하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후 A씨 등은 서울 동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는데 그 과정에서 소속 여경이 브래지어 등을 탈의하게 했다.

유치장 입감 시 브래지어를 탈의하게 한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이 2013년 5월 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개정된 걸 해당 경찰관이 몰랐던 것이다.

당시 대법원 판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유치장에 수용됐던 여성 피해자들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한 경찰의 호송규칙은 위법하며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A씨 등은 브래지어 탈의 상태로 조사를 받으며 경찰서에 40시간가량 머물렀다.

이후 A씨 등은 경찰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자신들을 체포했고, 법적 근거 없이 탈의를 강요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권 판사는 이날 “경찰이 해산명령을 발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불법 시위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적법하고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는 대법원의 유권 해석이 있다”며 “그런데도 당시 경찰은 해산이 필요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산명령이 부적법한 만큼 이를 전제로 한 현행범 체포 역시 위법하다”며 국가의 잘못을 인정했다.

브래지어 탈의 강요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청 수사국에서 변경된 지침을 시행했는데도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은 만연히 과거의 업무 관행에 의존해 브래지어를 탈의하게 했다”며 경찰의 잘못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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