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붕괴, 동작구청장 직무유기 고발”

“유치원 붕괴, 동작구청장 직무유기 고발”

입력 2018-09-11 23:12
수정 2018-09-1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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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담당 공무원·유치원 원장 조사

주민, 밤낮없는 철거에 트라우마 호소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한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를 두고 행정기관을 질타하는 여론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경찰이 관련 조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아직 내사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 전환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지난 6개월 동안 유치원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음에도 교육·행정당국이 이를 뭉개다 화를 키웠다는 지적과 관련해 경찰은 부실 공사 및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 여부 등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1일 건축물 인허가 담당 동작구 공무원과 사고로 피해를 본 서울상도유치원 원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구청 공무원에게는 유치원 지반 붕괴 원인이 된 유치원 인접 다세대주택 공사가 절차대로 진행됐는지와 유치원과 주민이 제기한 민원을 적절히 처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유치원장에게는 건물 붕괴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과 이후 조치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전날 동작구청을 방문해 임의제출 받은 건축물 인허가 관련 서류와 회의록, 안전영향평가 자료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동작구가 유치원 등 공사장 인근 지역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행정당국의 무사안일한 일 처리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정치권도 나서고 있다. 민중당 서울시당은 유치원 사고와 관련해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고발장에서 “지난 3월부터 붕괴 위험 등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수차례 접수됐는 데도 이 구청장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4월 4일 상도유치원 붕괴 가능성이 포함된 컨설팅 의견서를 다세대 건축 설계사와 시공사에만 보내고 건축주에게는 보내지 않았는 데도 이를 보낸 것으로 해 유치원에 허위 문서를 발송한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6일째가 됐지만 사고 현장 인근의 주민들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치료 등 주민 지원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 사는 오모(60)씨는 “사고 직후부터 가슴이 뛰어 우황청심환 3병을 마셨다”면서 “또 무너져 내릴까 봐 집에 맘 편하게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붕괴 건물 철거 작업이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상도유치원 원아 64명 중 39명은 이날 상도초 돌봄교실에 등원해 시간을 보냈다. 전날 13명만 등원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휴가를 계속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이 불안감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등원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 학부모는 “12월까지 아이를 임시 공간에 맡기는 게 꺼려져 다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찾고 있는데 모집 철이 아니어서 어렵다”면서 “구청이 이런 문제라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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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8-09-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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