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일파 사진이 임금님 사진으로 둔갑... 황당한 서울시 국외문화재환수사업

[단독] 친일파 사진이 임금님 사진으로 둔갑... 황당한 서울시 국외문화재환수사업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09-10 19:48
수정 2018-09-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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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수억원을 들여 추진중인 국외문화재 환수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적 가치가 떨어지는 자료를 과장해서 홍보하거나 심지어 친일파 사진을 임금 사진으로 둔갑하는 등 행태로 물의를 빚고 있다. 사업을 감독해야 할 서울시는 정작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

10일 정의당 소속 권수정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민간단체에 보조금 2억원을 지급해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에 참여하는 민간단체인 문화유산회복재단이 조선왕조 마지막 임금인 순종을 찍은 것이라며 공개한 사진이 알고보니 대표적인 친일파 이하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하영은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등장하는 친일파 이완익의 실제 모델 가운데 한 명이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종과 순종 사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 다수를 확인했다며 일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미국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했던 외교관 겸 선교사인 호러스 뉴턴 알렌의 유족을 찾아 알렌이 남긴 편지와 일기장, 사진 등 100여점을 기증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시의원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이 미국 지역신문에 실린 사진 속 인물의 복장과 얼굴 생김새에 의문을 품고 자료를 조사한 결과 사진의 주인공은 이하영이었다. 이하영은 1905년 당시 법부대신을 지냈고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고 기업을 경영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2007년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그를 친일반민족행위 195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없다. 미국 지역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사진을 누가 제공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해줄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이사장이 ‘자기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서울시가 민간보조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에 직접 개입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권 시의원은 “서울시가 진행중인 국외소재문화재 보호·환수 지원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문화재청 산하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미 존재하는 마당에 서울시 차원에서 별도로 똑같은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감정적인 애국주의에 편승해 검증도 안된 단체들이 문화재환수운동에 나서는 것은 문화재환수에도 해가 되고 자칫 불필요한 외교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국외문화재 환수 관련 활동을 하는 근거는 지난해 시의회가 제정한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 활동 지원 조례’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국외문화재 환수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작성한 사업 추진계획 문건은 사업대상을 “서울시 소유 문화재 중 도난·분실된 것, 서울시 소유로 가능한 것” 등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은 대부분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 문화재이기 때문에 서울시 소유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정우 서울시의원, ‘2026 서울STEM축제·과학싹큰잔치’ 참석… “체험 중심 미래과학 교육환경 지원 아끼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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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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