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입력 2018-09-03 23:06
수정 2022-11-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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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 상징’ 팽목항분향소 철거

설치 3년 7개월 만에 기억 속으로
마지막 날까지 추모객 발길 이어져
건물 철거한 후 상징물 남기기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남 진도 팽목행의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만에 철거됐다. 3일 진도군청 직원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진도 뉴스1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남 진도 팽목행의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만에 철거됐다. 3일 진도군청 직원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진도 뉴스1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전남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3일 철거됐다. 팽목항 분향소 철거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4년 5개월, 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세월호 참사 초기 수습의 거점이자 아품의 상징인 이곳 분향소에는 전국에서 오는 추모객의 발길이 뜸해지긴 했어도 아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 합동분향소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미뤘던 걸음을 옮긴 추모객의 방문도 종일 이어졌다. 경남 하동에서 팽목항을 찾은 한 추모객(55)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 앞에서 “바쁜 일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찾아왔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별이 되어 빛나라’, ‘항상 잊지 않을게’ 등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담은 추모의 글귀를 방명록에 남긴 또 다른 추모객은 빛바랜 노란 리본을 어루만지며 팽목항 분향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선체 인양과 해저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는 진도군민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팽목항 분향소에서 마지막 헌화와 분향, 묵념을 한 후 희생자의 사진을 하나씩 내렸다. 유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말없이 손으로 훔쳐 내며 멍한 표정으로 비어 가는 분향소를 지켰다. 사진과 유품은 안산 4·16 기억저장소로 옮기고, 분향소 내·외부 추모 조형물은 2021년 팽목항 인근에 문을 여는 국민해양안전체험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두 동을 이어 붙인 분향소 건물은 이달 말까지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상징물을 남길 예정이다. 유가족은 팽목항 분향소 정리에 앞서 선체 인양 과정을 지켜봤던 동거차도 초소도 지난 주말 철거했다. 팽목항에 자리한 합동분향소는 진도군과 시민의 도움으로 2015년 1월 14일 문을 열었다.

기다림의 등대가 서 있는 팽목항 방파제와 함께 오랜 시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보듬고 추모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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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8-09-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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