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법적 근거 없는 ‘식당 환경부담금’...“잔반 줄이기” vs “소비자에 전가”

[생각나눔] 법적 근거 없는 ‘식당 환경부담금’...“잔반 줄이기” vs “소비자에 전가”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8-31 22:21
수정 2018-09-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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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법적 규제 사항 아냐”...정부 “분쟁 소지 있다”

“환경부담금은 소년소녀 가장돕기에 쓰입니다”
“환경부담금은 소년소녀 가장돕기에 쓰입니다” 지난 30일 서울의 한 식당을 찾은 고객들이 ‘음식을 남길 시 환경분담금 3000원을 꼭 받고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공지문이 걸려 있는 셀프바에서 반찬을 담고 있다. 이 식당은 환경분담금을 ‘소년소녀 가장돕기’에 쓴다고 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일부 식당에서 음식물을 남기는 고객에게 받는 ‘환경부담금’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잔반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법적 근거도 없는 용어를 쓰면서 고객에게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전가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법적으로 규제를 할 사항은 아니다”면서 “업체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찬성하는 쪽은 물가 상승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커진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음식을 남기는 고객에게는 경각심을 높이는 취지에서라도 부담금을 매기는 것이 맞다는 논리를 편다.

직장인 황모(38)씨는 1일 “음식을 남기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공지문이 써 있으면 아무래도 덜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4)씨도 “반찬 하나를 시킬 때마다 돈을 내는 일본과 비교하면 음식을 남겼을 때 벌금 1000~2000원 내는 것은 크게 부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에서 텀블러를 가져 온 고객에게 일부 할인을 해주는 것처럼 음식을 남겼다고 부담금을 받는 것도 업주의 재량”이라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권장할만 하다”고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1t당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30만원까지 치솟은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관계자도 “음식을 남기면 부담금을 받겠다고 미리 공지를 했다면 업주도 충분히 할 말은 있다”면서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주의 차원에서 공지문을 써 붙인 식당들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담금’이란 용어 자체가 고객들에게는 법적 용어인 것처럼 혼란을 줄 수 있고, 이미 음식값에 식당 운영에 관한 제반 비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음식물 쓰레기는 어느 정도 주인이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찮다. 현행 ‘환경개선비용부담법’에서도 환경개선부담금은 노후 경유차에 대해서만 부과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별도의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인데 용어 선택에 문제가 있다”면서 “부담금을 받는다면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식당에서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과도기적 현상’이라면서도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는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쓰레기를 유발하는 주체가 비용을 대야 한다”면서 “원인자를 고객으로 볼 것인지, 업주로 볼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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