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도 안해 봤는데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 있을까요”

“경험도 안해 봤는데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 있을까요”

나상현 기자
입력 2018-07-08 22:44
수정 2018-07-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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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

지난 3일 서울신문이 만난 오마르(27)는 심각한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서울신문 7월 6일자 9면> 아버지와 형을 당뇨병으로 잃은 그는 내전 탓에 목숨을 위협받고 치료받을 길도 막막해지면서 제주도를 찾았다. 이곳에서 오마르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직업을 구하고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난민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일은 처음이니까 우리도 혼란스럽죠. 그런데 경험도 많이 안 해 봤는데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주 서귀포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5)씨 최근 몰려온 예멘인들에 대한 생각을 덤덤하게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오마르와 그의 약혼녀를 종업원으로 고용했다. 최저임금에 맞춰 월급을 지급하고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을 들어 줬다. 음식점 근처 원룸도 발품 팔아 구해 줬다. “방을 보여 주니 입이 찢어져서 좋아하더라”며 김씨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예멘인과 함께 일하며 어려움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중동 사람이 첫인상은 무서워 보여도 알고 보면 착하다”면서 “오마르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한국 문화와 음식에도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소 현실적인 얘기도 꺼냈다. 그는 “생산성을 생각하면 같은 임금에 말이 통하는 한국인을 고용하는 게 당연히 좋다”면서도 “최근 제주도에서 한국인 직원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예멘인 노동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지 11년째인 크리스티나(40) 수녀는 오마르의 당뇨병 치료를 도왔다. 그는 천주교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에서 병원 치료가 필요한 예멘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예멘인들 중엔 당뇨병, 심장병, 결석 등을 앓는 이들이 많다. 한국말이 능숙한 크리스티나 수녀는 “가톨릭의사협의회와 함께 예멘인들의 병원 접수를 도와주고, 후원금을 받아 병원비와 약값도 지원해 준다”며 “특히 인슐린 주사제가 떨어져 급하게 찾아오는 예멘인이 많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수녀도 한국 사회가 예멘인들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고 있다. 예멘인들이 모여서 담배만 피우고 있어도 경찰에 민원 신고가 들어가기 일쑤다. 이 때문에 예멘인들은 가능한 낮에는 밖에 다니지 않으려고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 대부분이 가짜라는 의혹도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 있다. 실제로 크리스티나 수녀도 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가짜 난민’들을 만나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모든 난민을 나쁘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온 이들은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예멘인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지만, 이들을 인간으로 바라보고 먼저 다가가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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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7-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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