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건물 붕괴 공포에 잠 못 드는데…

용산 건물 붕괴 공포에 잠 못 드는데…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6-05 22:32
수정 2018-06-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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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은 캄캄
세입자는 막막
책임공방 답답


지난 3일 서울 용산에서 1966년 지어진 4층 상가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리면서 ‘붕괴 공포’가 서울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시한폭탄(노후화된 건물)이 서울 곳곳에 숨어 있다”며 제2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붕괴 원인 찾기에 나섰다.

5일 서울시와 용산구 등에 따르면 이번 붕괴 사고로 ‘재개발·재건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재건축될 날만 기다리다 관리 소홀로 건물이 무너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 재개발조합장은 붕괴 건물의 공동 소유주 중 한 명인 고모(64·여)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차피 철거될 건물이라는 인식 탓에 보수에 돈을 들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용산경찰서는 이날 붕괴 건물 소유주인 고씨와 최모(65)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두 건물주에게 소유 관계와 건물 관리, 하자 보수, 재건축과 관련한 진행 사항 등에 대해 물었다.

건물 붕괴로 인한 보상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하루아침에 집이 사라져버린 세입자들은 용산구가 지원하는 하루 3만원으로 인근 모텔을 전전하고 있다. 붕괴 당시 4층에 있다가 탈출한 이모(68·여)씨의 병원비는 구가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화재 등으로 인해 거주하는 곳에서 생활하기 곤란한 주민들에게 지자체가 긴급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 “조사 결과 조합의 책임으로 결론 나면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입자들은 숙박비 이외에는 어떠한 공적인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더구나 붕괴 건물은 화재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건물주 고씨는 “건물이 노후화됐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이 거절됐다”고 말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이 대형 단지 위주로 진행되면서 사업성이 크지 않은 곳은 방치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강북구 수유동, 금천구 시흥동에 오래된 단독 주택과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지만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붕괴가 우려되는 건물은 서울 전역에 빼곡하다”면서 “지자체가 행정 권한이 없다고 뒷짐만 지지 말고 관련 제도를 개정해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와 소방재난본부,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등은 붕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합동으로 건물 주변 도로 4.5㎞ 구간에서 동공(비어 있는 굴) 탐사 작업을 2시간가량 진행했다. 지하 1~1.5m의 땅 밑을 읽을 수 있는 지표투과레이더(GPR)가 설치된 특수 차량이 동원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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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8-06-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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