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학생 “정상회담은 갈라진 우리 민족 붙이는 테이프”

6학년 학생 “정상회담은 갈라진 우리 민족 붙이는 테이프”

유대근 기자
입력 2018-04-27 22:54
수정 2018-04-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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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TV중계 보며 통일교육

文대통령·김정은 악수하자 “와!”
북한 대통령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평양으로 수학여행 언제 가나요

“남북 정상회담은 ‘테이프’입니다. 찢어진 종이처럼 떨어져 지낸 우리 민족을 붙일 수 있으니까요.”(신은초 6학년 김무찬군)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은초등학교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TV를 시청하며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은초등학교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TV를 시청하며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서울 양천구 신은초 6학년 잎새반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은 ○○이다’를 주제로 학생들이 토론과 발표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진지하게 정상회담의 의미를 평가하며 한 단어로 표현했다. ‘하나’, ‘한걸음’, ‘가족’ 등 익숙한 비유는 물론 ‘아이들’(아이처럼 작은 출발이지만 결국에는 어른처럼 큰 결과를 낳을 것)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오전 9시 30분. 교실 TV 화면에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자 “와!” 하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07년(6학년)~2012년(1학년) 사이 태어난 초등학생들이 상상하기 어려웠던 매우 신기한 장면이었다. 지난 10년간 남북은 극단적 대치를 해 왔기 때문이다. 6학년 강민정양은 김 위원장에 대해 “북한 대통령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평소에는 무서운 이미지였는데 지금보니 아니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도덕 수업 때 통일 문제를 배우지만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는 것 이상의 통일 교육은 없어 보였다. 이은실 교사는 5학년 열매반 아이들에게 “보통 정상회담이면 통역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필요없다”면서 “같은 민족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학교 4~6학년 아이들은 학년별 수준에 맞춰 ‘남북 정상에게 편지 쓰기’, ‘통일 후 지도 그리기’,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토론하기’ 등의 계기교육을 했다. 토론 수업에서는 논리적으로 말하는 아이도 있고, 논리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재밌다”, “기분이 좋다”, “뿌듯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학생은 “슬프다”면서 “조금만 더 걸으면 남한이고, 북한인데 갈 수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북한은 냉전 시기엔 제거할 대상이었고, 해빙기엔 포용할 존재였다. 또 남북은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학교 교육도 이런 시각에 맞춰졌었다. 하지만 요즘 초교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조은파 신은초 교사는 “토론을 해보면 통일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어떤 아이들은 ‘할 필요 없다’고 답하기도 한다”면서 “아이들에게 통일되면 좋은 점을 사실관계에 기반해 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초·중·고교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TV 화면으로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지켜보며 평화를 기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찾은 서울 덕수초의 학생들은 “앞으로 수학여행을 어디로 가게 될까요?”라는 박 시장의 다소 답이 정해진 질문에 “평양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통일교육 연구학교인 서서울생활과학고 1학년 이선재군은 “뉴스 속 김 위원장을 보면서 독재자지만 사람다운 모습이 있다고 생각돼 신기했다”면서 “통일이 돼 군대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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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8-04-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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