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 무단 유출 문건 3400건 구속영장에 적시

검찰, MB 무단 유출 문건 3400건 구속영장에 적시

입력 2018-03-20 10:29
수정 2018-03-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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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여러 굵직한 혐의 중 양측이 사실관계 자체에 큰 다툼이 없는 유일한 부분은 청와대 문건 3400여 건이 무단 유출된 의혹이다.검찰은 이 전 대통령 퇴임 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야 할 문건들이 청계재단 소유 영포빌딩으로 빼돌려졌으며, 이는 해당 문건들에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각종 불법적인 국정 운영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구속영장 청구  서울신문
이명박 구속영장 청구
서울신문
2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월 25일 영포빌딩 지하 2층의 다스 비밀창고를 압수수색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009년 10월 청와대 재직 시절 작성한 ‘VIP 보고 사항’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

이는 다스의 미국 소송 진행 상황과 청와대 차원의 대응 방안, 삼성전자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사실 등이 담긴 문건이다. 이와 함께 창고에서는 ‘PPP(Post President Plan) 기획(案)’이라는 문건도 발견됐는데, 여기에는 이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다스 차명 지분을 회수하는 등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문건들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수수 의혹, 청와대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 의혹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리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과 국가정보원, 경찰 등이 ‘우(右) 편향 국정 운영’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정치공작 성격’의 자료도 창고에서 확보했다.

검찰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이 ‘현안자료’, ‘주요 국정 정보’ 등이란 제목으로 ‘좌파의 사법부 좌경화 추진 실태 및 고려사항’ ‘금년도 사법부 대대적 개편 활용, 법조계 건전화’, ‘안티 2MB 집행부 비리 폭로로 조직 고사 유도’, ‘좌파 교육감들의 부도덕·반교육 행태 집중 부각’, ‘좌편향 방송인 재기 차단으로 공정방송 풍토 조성’, ‘좌파의 모바일 이용 여론장악 기도 차단’ 등을 보고했다고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이 보고한 ‘현안 참고 자료’에도 ‘촛불시위 직권조사 과정에서 경찰청장에 대한 경고를 권고한 국가인권위 인적 쇄신 필요’, ‘각종 보조금 지원 실태를 재점검해 좌파성향 단체는 철저하게 배제, 보수단체 지원 강화’, ‘온·오프라인상 좌파세력의 투쟁여건 무력화 등 대책’,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 및 대응 방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당 승리 위한 대책 제시’ 등이 담겼다.

검찰은 “그 자체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할만한 문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낼 경우 퇴임 후 정치 쟁점화가 될 것은 물론 형사처벌 우려가 있어 영포빌딩 등으로 빼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퇴임 후 이삿짐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이 문건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고 수사 자료로 쓰는 것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 문서들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이 될 경우 검찰이 증거로 활용할 수 없는 법적 미비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문건들을 영포빌딩으로 옮긴 김모 청와대 행정관을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25일 “죄책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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