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사 테이블 오른 ‘검찰 과거’ 12건…절반은 MB·박근혜 때

재조사 테이블 오른 ‘검찰 과거’ 12건…절반은 MB·박근혜 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6 17:25
수정 2018-02-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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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기소 논란부터 민간인 사찰·김학의 성 접대 의혹까지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진상 규명을 우선 권고한 과거사 사건 12건 중 절반은 검찰이 지난 10년간의 보수 정권 기간 중 벌인 수사다. 나머지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일어난 사건이나 인권침해 성격이 강한 사건 등이 포함됐다.

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은 한 달간의 사전조사를 벌인 뒤 법무부 과거사위에 결과를 보고하게 된다. 과거사위는 이를 바탕으로 어떤 사건을 확정해 본조사에 들어갈지를 판단한다. 본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처벌 등 ‘인적청산’과 보완 입법·지침 정비 등의 ‘제도청산’ 작업도 뒤따를 예정이다.

위원회 권고 중 가장 최근에 속하는 사건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이다. 당시 ‘동영상’에 자신이 찍혔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김 전 차관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등 검찰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도 최근 사건에 속한다. 검찰은 탈북민 출신 공무원 유우성씨를 간첩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 한 뒤 국정원이 제공한 가짜 출·입경 기록을 법정에 냈다가 위조 서류임이 밝혀져 큰 파문이 일었었다. 검찰은 유씨가 2심까지 무죄 판결을 받자 2014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별건 기소하는 등 유씨를 압박한 의혹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0년 벌어진 청와대·국무총리실 관계자들의 ‘민간인 사찰 의혹’도 핵심 사건이다. 이는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총리실의 전방위 불법사찰을 받은 내용이다. 검찰은 그간 두 차례 수사에서 사찰을 실행한 하급 공무원 등만 처벌했을 뿐 청와대 등 힘 있는 ‘윗선’의 개입은 밝히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 당선축하금 3억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남산 3억원 사건’도 사전조사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2010년 신한은행 경영분쟁 당시 불거진 이 의혹에 대해 검찰은 수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위원회는 광우병 논란을 보도한 방송 제작진을 기소했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PD수첩 사건’도 되짚어보라고 권고했다. 위원회 송상교 변호사는 “무리한 강제 수사, 사건과 무관한 피의자의 사생활 공개 등 인권침해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의 지속적 언론 대응을 통해 피의사실 공표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 필요성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강압수사로 살인 누명을 쓰고 형을 복역한 뒤 재심 판결을 받은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과 2010년 ‘약촌오거리 사건’ 등도 사전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김근태 고문 사건(1985년),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등 발생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거나 다른 과거사 진상조사 기구가 한 차례 훑은 사건 역시 검찰권 남용 부분을 중심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경우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에서 최환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 박 열사의 부검을 강행하는 등 검찰이 고문의 진상을 밝히는 데 초기에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후 그가 지휘 라인에서 배제된 뒤 이듬해까지 이어진 4차례 수사에서 검찰은 계속해 사실을 은폐하는 등 권력 앞에서 진실에 눈감았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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