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로 맞고 성폭행 당하고…가정 학대에 무너진 ‘동심’

몽둥이로 맞고 성폭행 당하고…가정 학대에 무너진 ‘동심’

입력 2017-11-14 09:55
수정 2017-11-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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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각급 학교서 올해 아동학대 86건 적발…15명 사법 처리

충북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가 최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 섰다.

이 할머니는 지난 6월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신의 손자에게 심한 욕을 하는 건 물론 머리를 물이 담긴 대야에 찍어 누르고 심지어 손찌검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때마침 지나가다 이 광경을 목격한 고교생들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할머니는 처벌 대상이 됐다.

지난 8월 충북의 한 고교 담임교사는 조회 시간에 온몸에 멍이 든 채 등교한 제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112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생의 아버지가 자녀를 둔기와 주먹을 휘둘러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가 친구와 휴대전화 메신저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아버지는 일회성 우발적 행위였던 점이 참작돼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매주 1차례 가정방문을 통해 학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가 조치한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6건에 달한다.

피해 학생은 초등생 44명, 중학생 25명, 고교생 17명이다.

자녀를 학대한 학부모 등 28명은 격리 조처됐고, 법적 처벌을 받았거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인 학부모는 15명에 달한다.

폭행 수준이 도를 넘은 경우도 많다. 자녀에게 수년간 욕을 하며 손찌검을 해 온 한 학부모는 법원에서 자녀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을 받고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등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학대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초등학생은 지난 4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멍이 들었다며 1주일간 결석했다. 이상한 생각이 든 담임교사는 보건교사와 함께 이 학생의 집을 방문, 몸 상태를 살펴 구타 때문에 멍이 든 것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학대 주범은 어머니의 내연남이었다. 이 학생은 아동보호센터의 보호를 받고 있고, 어머니의 내연남은 경찰에 넘겨졌다.

어머니와 동거남이 술에 취하면 흉기를 들고 다투는 생활을 견디기 힘들다며 학교 상담 중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고교생도 있다. 이 학생도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학교 측이 인지한 아동학대 사건 중에는 성적인 범죄 행위도 있다.

초등학생인 자녀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친아버지가 적발됐는가 하면 고교생인 자녀를 초등학교 때부터 6년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의붓아버지는 법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한 여고생은 친오빠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다가 이를 견디다 못해 지난 7월 상담교사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비로소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례의 10건 중 8건은 친부모와 계부·계모 등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이 학대 행위자와 피해자가 한집에 사는 셈이다.

이 기관 관계자는 “학대 행위자와 함께 사는 경우 지속적인 학대에 노출되고, 그 학대 행위를 발견하는 것도 어려워 아동의 안전과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모의 자녀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범사회적 차원에서 생애주기별 부모교육과 사회안전망 가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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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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