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망월동 5·18묘역 성역화’ 방해 공작했다

전두환 정권 ‘망월동 5·18묘역 성역화’ 방해 공작했다

입력 2017-10-26 23:00
수정 2017-10-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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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이장 ‘비둘기 시행계획’ 실시

이전비·위로금 등 제공 사실 명시
505보안부대가 신원 환경 분석
시행자에 檢·안기부·경찰 등 확인
CIA·軍동원 5·18 유족 분열 공작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공개한 전두환 정권 시절 국군 보안사령부의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 1983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는 광주 망월동 5·18 민주묘역의 성역화를 반대하고 유족들의 분열을 획책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돼 있다. 박주민 의원실 제공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공개한 전두환 정권 시절 국군 보안사령부의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 1983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는 광주 망월동 5·18 민주묘역의 성역화를 반대하고 유족들의 분열을 획책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돼 있다.
박주민 의원실 제공
전두환 정부가 광주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역의 성역화를 막기 위해 묘지를 분산 이장하려고 한 ‘비둘기 시행계획’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유가족들을 세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6일 국군 보안사령부의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을 공개하며 “광주 민주화운동 1년도 지나기 전인 1981년부터 유가족을 와해하려는 시도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내용이 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진상 규명 활동을 다시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3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에는 사망자 묘 현황을 지역 연고별로 분석해 관할 시장과 군수 책임으로 직접 ‘순화’하는 것으로 방침이 적혀 있다. 이전비와 위로금은 전남지역개발협의회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시행 관계자로는 전남지역개발협의회뿐 아니라 전남도청, 광주시청, 505보안부대, 검찰, 안전기획부, 경찰 등 국가기관이 총망라돼 있다.

505보안부대가 1차 대상 연고자 11인의 배경을 정밀 조사하고 전남도가 순화 책임자를 소집해 교육한다는 계획도 적혀 있다.

박 의원은 1981년 작성된 ‘광주사태 관련자 현황’ 문건과 1983년 작성된 ‘광주사태 관련 현황’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공원묘지의 지방 분산’, ‘공원묘지 이전 계획’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특히 1983년 문건에는 ‘1982년 3월 5일 전남도지사 각하 면담 시 공원묘지 이전 검토 지시’, ‘1982년 9월 15일 내무장관과 도지사, 각하께 보고’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나서서 고인의 묘소를 이장하도록 공작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사는 유족의 직업별, 생활수준별, 저항활동별 ‘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A∼C 등급으로 나누기도 했다. 희생자를 505보안부대, 부상자를 안기부, 구속자를 경찰이 각각 전담해 치밀하게 관리한 정황도 나타났다.

한편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구속자 가족의 미국 공보원 농성을 와해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협조하고 군 동원을 염두에 둔 훈련을 실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안사 내부문건 6종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1981년부터 1988년까지 보안사가 유가족과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순화 계획’이란 이름으로 저지른 공작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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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10-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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