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출생신고로 지원금 받은 승무원, 6개월 만에 검거

허위 출생신고로 지원금 받은 승무원, 6개월 만에 검거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7-08-28 22:30
수정 2017-08-2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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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출산 후 친어머니 집에 은신 “아이 갖고 싶어 출생신고 먼저 해”

“정말 아이를 갖고 싶었습니다.”

아이 2명을 낳았다고 허위 신고해 정부와 회사에서 지원금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28일 경찰에 붙잡힌 승무원 출신인 류모(41·여)씨는 이같이 털어놨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인공수정을 시도해 봤지만 실패했다. 결국 입양을 하기로 마음먹고, 먼저 출생신고부터 했다. 그런데 입양을 하려니 절차가 너무 까다로웠다. 입양마저 수포로 돌아가면서 류씨는 절망감에 빠졌다. 그때 동사무소 직원이 류씨에게 “출생신고를 했으면 수당을 신청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허위 출생신고로 의심을 받을까 봐 허위 수당을 신청했다. 이때부터 그의 운명은 꼬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출생증명서 양식을 찾아 똑같이 만들었다. 이렇게 그는 2010년 3월과 2012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제출해 각종 지원금 4840만원을 챙겼다. 강남구청에서 양육수당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 동안 회사에서 급여 1800만원, 고용보험에서 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렇게 7년이 흘렀다. 2010년 3월에 태어난 것으로 신고된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입학해야 할 아이가 입학하지 않자 수사를 의뢰했다. 이때 그의 허위 신고가 탄로났다. 이 시점에 남편과 이혼했다. 그는 집을 나와 1주일 정도 모텔을 전전했다. 이어 강서구 공항시장 근처에 빌라를 얻어 월세로 살았다. 이때 그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 지난 6월 말쯤 그는 경남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가 출산을 했고, 일주일 정도 휴식을 가진 뒤 다시 방화동 빌라로 왔다. 체포가 두려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고 병원도 가지 않았다. 비상금 500만원을 다 써버린 그는 친어머니가 월세로 살고 있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달쯤엔 다니던 회사에서도 해고됐다.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은신하고 있던 류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그는 지난 6월 말에 낳은 아들, 친어머니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혐의가 적용됐다. 그가 위조한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산부인과 의사는 2007년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장기간 도피 생활을 해 도망의 염려가 있고 편취금액이 크고 죄질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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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8-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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