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책 불신”… 대치동은 여전히 북적인다

“교육 정책 불신”… 대치동은 여전히 북적인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6-25 22:34
수정 2017-06-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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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외고 폐지 논란 속… ‘학원 1번가’ 강남 대치동 르포

“경쟁만 부추기는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는 사라지는 게 맞습니다. 수능 절대평가도 옳은 방향이에요.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대치동 학원에 보내는 겁니다. 경쟁보다 각자의 재능을 찾고 키울 수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합니다.”-학부모 신모(50)씨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니 자사고나 외국어고가 없어져도 학원에 다녀야 됩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도 사교육 없앤다고 만들었는데 대치동에 한 시간당 8만원짜리 학종 학원도 많습니다. 어차피 달라지는 거 없어요.”-재수생 박모(20)씨
일요일인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입시 경쟁이 심화하고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가 대입 대비 학교로 전락한다고 판단, 공교육 정상화의 하나로 외고·자사고의 단계적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일요일인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입시 경쟁이 심화하고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가 대입 대비 학교로 전락한다고 판단, 공교육 정상화의 하나로 외고·자사고의 단계적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생과 학부모들은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수능 절대평가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 냈다.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자사고와 특목고가 경쟁을 부추기고 격차를 키우면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쉽게 변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장 심했다. 대안 없는 변화는 또 다른 적폐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김모(16·서초중 3년)군은 “자사고 입학을 위해 대치동에서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주변의 형과 누나들을 보면 외고나 자사고에 못 가면 명문대 진학이 힘든데,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도 “비싼 학원에서 잘 준비하면 특목고 진학 비율이 높아지고 사회생활의 중요 경력으로 이어지는데 부모의 재력이 너무 큰 영향을 끼친다”며 “개천의 용은 힘들어도 아이들이 최대한 공평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원 근처 카페에서 중2 자녀를 기다리던 최모(48·여)씨는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없앤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뚜렷한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사교육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모(15·숙명여중 2년)양은 “우리 반 정원이 32명인데 4~5명은 학원을 다니면서 자사고나 특목고를 준비한다. 그런데 없어진다니 애들이 대놓고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특목고·자사고가 폐지되면 강북의 자사고나 외고를 다니던 우수 인재들이 사교육이 가장 발달한 강남으로 더 몰릴 수 있다”며 “10억원 아래로는 전셋집을 찾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말도 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회적 갈등도 커지고 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남학부모회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교 서열화와 공교육 황폐화의 주범인 외고·자사고를 즉각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튿날 전국외국어고교장협의회는 서울역에서 긴급회동을 열어 외고 폐지 논의 중단을 촉구했고, 23일에는 전국자사고연합회 소속 교장 40여명이 대책을 논의했다. 오는 28일 서울시교육청은 4개 외고와 자사고(서울외고·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김기한 메가스터디교육연구소장은 “대안 없이 특목고·자사고를 폐지하기보다 공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는 근본적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 영어 교사 조모(34)씨는 “아이들의 외고 진학은 자신보다 부모들의 욕심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며 “외고나 자사고를 폐지하되 아이들의 재능과 능력을 근본적으로 북돋아 줄 수 있는 공교육 강화 교육정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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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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