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태극기·밤엔 촛불 靑까지 행진 세대결… 긴장의 광화문

낮엔 태극기·밤엔 촛불 靑까지 행진 세대결… 긴장의 광화문

입력 2017-03-01 22:26
수정 2017-03-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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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반 하루종일 아수라장

제98주년 3·1절인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대규모 찬반 집회가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태평로 등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개최됐다. 탄핵 반대 태극기집회에 500만명(주최 측 주장),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30만명(주최 측 주장)이 몰려나오면서 세종로와 태평로, 종로 일대는 이들이 외치는 구호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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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는 다른 의미를 담은 태극기가 물결쳤다. 세종대로 사거리 남쪽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무효’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는 다른 의미를 담은 태극기가 물결쳤다. 세종대로 사거리 남쪽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무효’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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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는 다른 의미를 담은 태극기가 물결쳤다.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는 다른 의미를 담은 태극기가 물결쳤다.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오전 11시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개신교 단체가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태극기집회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기도회에 참여한 대다수가 태극기를 들고 있었고 기도 내용 역시 보수단체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같은 시간 태극기를 든 일부 시민이 세월호 유가족 천막이 있는 광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자 경찰이 이들을 쫓아내거나 제지했다. 인천에서 온 박모(67)씨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광장에 저런 걸 방치해 놓고 있냐”고 비판했다.

정오부터는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옛터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최하는 1272회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김복동, 이용수, 이옥선, 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등 1200명이 참석했다. 한국염 정대협 공동대표는 “오늘이 3·1절이라서 ‘대한 독립만세’를 외쳐야 하지만 현재 태극기가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오가 지나자 경찰이 광화문광장 주변을 차벽으로 둘러쌌다. 오후 2시부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제15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5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 재판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던 최모(78)씨는 “대통령이 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헌재가 제대로 재판하지 않고 마음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나라가 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에서 온 성모(70)씨는 “촛불집회에서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가 나오고 대통령을 과도하게 희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5개 행로를 통해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사전집회가 열렸던 터라 양측의 충돌이 우려됐으나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세종대로가 아닌 뒤편 골목들로 행진을 유도하면서 큰 충돌은 없었다.

오후 5시부터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본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연단에 서 시민들과 아리랑을 불렀다.

최상인(32)씨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나 일반 시민들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며 “헌재가 하루빨리 현명한 판단을 내려 혼란이 수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15번 참가했다는 김희수(70)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는데 태극기집회를 광장 인근까지 와서 한다는 것은 억지”라고 비판했다.

태극기집회는 오후 6시에 종료됐지만 일부 참가자가 6시 30분까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하면서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6시 40분부터 차벽이 서 있던 율곡로까지 행진을 시작했고 8시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행사를 종료했다.

이날 오전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120여개 단체가 참여한 ‘3·1절 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가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 찬반을 떠나 오늘만이라도 정쟁을 중단하자. 그것이 3·1정신을 이어받는 길”이라고 호소했으나 곧바로 탄핵 찬반 집회의 거센 목청에 묻히고 말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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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3-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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