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갈등 ‘법리 다툼’ 비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갈등 ‘법리 다툼’ 비화

입력 2017-01-10 16:09
수정 2017-01-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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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교육청 “연구학교 지정은 교육감 권한…거부 사유” 교육부 “법령상 장애사유 아니다…시정명령 검토” 맞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3개 교육청이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요청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교육부가 시정명령 등 법리검토에 들어가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교육부는 ‘현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에 대해선 거부 사유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감들은 ‘연구학교 지정은 교육감 고유 권한이며, 거부 사유도 충분하다’고 맞서 양측 간 법리 다툼이이어질 전망이다.

10일 연합뉴스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요청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결과 13개 시도교육청은 반대, 4개 시도교육청은 사실상 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학교 지정 거부 입장을 표명한 교육청은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세종, 경남, 광주, 충북, 충남, 부산, 전북, 전남, 제주 등이다.

연구학교에 관한 규칙 제4조는 ‘교육부 장관은 교육정책 추진·교과용 도서 검증 등의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교육감에게 연구학교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예외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는 교육청에 대한 시정명령 등 조처가 가능한지 법리검토에 들어가는 등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9일 연구학교 지정 거부 움직임과 관련해 “(연구학교 지정 절차가) 중앙정부의 위탁 사무인지 지방의 고유 사무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3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충돌하는 지점은 연구학교 지정이 교육감 고유 사무인지와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우선 교육감들은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과 편향성, 여론 등을 고려해 충분히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으나, 교육부는 ‘법령이 의미하는 특별한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국정교과서의 불법성, 반 교육적 이유가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장휘국 광주교육감 역시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민의 의견을 철저하게 무시한 채 반헌법적, 반민주적, 반 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돼 (지정 거부)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 사무에 대해선 서울시교육청은 “만약 교사 임명장 전달처럼 국가위임사무일 경우에는 교육청이 (교육부) 지시를 따라야 하겠지만, 연구학교 지정문제는 교육감 고유 사무라고 보고 있다”고 밝히는 등 대다수의 교육청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다.

반면 이 부총리는 “‘특별한 사유’는 법령상의 장애사유를 뜻하기 때문에 (국정교과서의 편향성 등에 대한 지적은) 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들 13개 교육청은 연구학교 지정에 관한 교육감 권한과 거부사유 등에 대한 법리검토를 진행하는 한편 ‘국정교과서 전면 폐기’에 목소리를 높일 방침이다.

또 강원 등 일부 교육청은 야3당이 추진하는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혀 교육청과 교육부 간 갈등이 심화할 전망이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도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어떠한 협조도 거부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며 “협의회의 공식 입장에 준해 대응할 것을 각 교육청에 요청,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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