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0m… 촛불 산타 vs 맞불 태극기

불과 200m… 촛불 산타 vs 맞불 태극기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12-25 22:30
수정 2016-12-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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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설치해 양측 분리… 평화시위로 충돌 없이 끝나

31일에도 동시 집회 계획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와 탄핵안 기각을 주장한 맞불 집회가 성탄절 전날인 24일 서울 시내에서 동시에 열렸다. 양측이 집회를 연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시간에 집회를 열었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양측 모두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해, 갈등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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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9차 촛불집회에서 산타 복장을 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수갑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9차 촛불집회에서 산타 복장을 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수갑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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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인 청계광장에서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인 청계광장에서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지난 24일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9차 촛불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즉시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같은 시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시청 및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누가 누가 잘하나’ 집회를 개최했다.

촛불집회에는 광화문광장부터 동아일보 앞까지 60만명(경찰 추산 3만 6000명)이 참석했고 보수진영 집회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서울신문 빌딩까지 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들어찼다. 촛불집회 참가자와 맞불집회 참가자가 한때 200m까지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서울시의회 앞에 차벽을 세우고 양측을 분리하는 데 주력했다. 추운 날씨를 감안한 듯 탄기국 측은 오후 8시 30분쯤 행사종료를 선언했고, 촛불집회도 밤늦게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두 집회 참석자들의 생각 차이는 컸다. 맞불집회에서 만난 김노현(64)씨는 “박 대통령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좌파 정권이 집권하면 대한민국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면서 “여기 모인 분 절반이 80대고, 다 나라 걱정돼서 나오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김모(77)씨는 “촛불이 우리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려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김은화(46·여)씨는 “전쟁을 겪은 어르신들이 탄핵에 반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촛불은 빨갱이’라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모(58)씨는 “보수집회에 나온 분들도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운 분들이 특정 정치 세력에 이용당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계엄령 선포’, ‘비박은 신분세탁 변절자들’ 등 보수집회 측의 원색적인 발언에 대해 불편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촛불집회는 하야 크리스마스가 주된 테마였다. 오후 4시 사전 공연인 ‘퇴진콘서트 물러나쇼(SHOW)’ 무대에서는 가수 마야, 이한철 등이 노래를 불렀고 본행사와 행진 이후 오후 8시부터 ‘하야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렸다.

퇴진행동 관계자들은 광화문 일대에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나와 시민들에게 초와 피켓을 나눠 주었다. 광화문 KT 앞에서 산타 옷을 입은 청년 300명이 ‘청년산타 대작전’ 행사를 열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박근혜에게 수갑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아이들에게 동화책, 성탄 카드, 세월호 리본 등의 선물을 전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는 31일 ‘송박영신(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을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구상하고 있다. 오후 7시에 집회를 시작해 9시에 송박영신 콘서트를 열고 밤 12시 ‘하야의 종’ 타종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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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1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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