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강남순환도로

두 얼굴의 강남순환도로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6-08-17 22:54
수정 2016-08-1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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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 독산 ~ 서초 우면 13.8㎞ …“정체 구간 2배·끼어들기 몸살”
한밤에 관악IC서 속도 지키니 뒤차가 상향등으로 위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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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400m 정체 ‘주차장’
낮엔 400m 정체 ‘주차장’ 17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구 강남순환도로 선암IC 인근이 극심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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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시속 200㎞ ‘아우토반’
밤엔 시속 200㎞ ‘아우토반’ 지난 16일 밤 11시쯤 관악IC 인근은 지나가는 차가 드물어 휑하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새벽에 선암나들목(IC)을 통해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속도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요. 아직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어서 속도 경주도 심심찮게 열립니다.”

가끔씩 내기 경주를 즐긴다는 회사원 박모(32)씨는 “예전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이 속도 경주의 중심지였는데 지난달에 강남순환도로가 열리면서 일직선으로 쭉 뻗은 4차선 도로에서의 속도 경주가 유행”이라며 “특히 도로 대부분을 이루는 터널 속 조명이 밝아 낮과 같은 환경에서 속도를 겨룰 수 있어 인기”라고 17일 말했다.

지난달 3일 개통한 강남순환도로 1단계 구간(서울 금천구 독산동~서초구 우면동·13.8㎞)이 몸살을 앓고 있다. 출퇴근 시간엔 밀려드는 차량으로 인해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한낮이나 심야 시간으로 접어들면 차량들이 무한 질주를 벌이는 ‘아우토반’이 된다. 진입 구간의 병목현상은 대안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고, 심야 광란의 질주는 경찰과 서울시 간의 갈등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달지 못해 관리가 어렵다. 경찰은 출퇴근 시간 신호 조절로 진입로 정체가 30% 이상 줄었다는 입장이지만 운전자들은 공감하지 못했다.

17일 0시 30분, 우면동 선암IC 부근 강남순환도로에선 시속 120~130㎞로 달리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 제한속도는 70㎞다. 관악IC 부근에선 규정 속도로 달렸더니 뒤차가 상향등으로 위협했다. 빨리 가라는 의미다. 지난달 21일 이 도로에서 시속 200㎞로 과속 곡예를 부린 운전자 김모(33)씨가 네티즌의 신고로 검거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터널에 과속 단속 카메라를 달면 운전자가 속도를 갑자기 줄이는 등 오히려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경찰이 설치를 반대했었다”면서 “이후 과속 문제가 대두되자 경찰과 다시 협의 과정을 가졌고 10월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는 설치돼 있어 난폭·과속운전 신고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며 “고정형 카메라가 설치될 때까지 이동식 카메라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오전 8시 강남순환도로의 진입 도로인 서초구 염곡교차로는 정체가 심각했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정모(38)씨는 “강남순환도로 때문에 정체 구간이 2배는 늘었고 끼어들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버스 운전기사 한모(43)씨는 “출퇴근 시간 강남순환도로를 타기 위해 몰려든 운전자들이 막무가내로 버스가 운행하는 가변차로로 끼어드는 바람에 정체는 말할 것도 없고 사고 위험까지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 진입 구간의 교통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도로 설계가 이런 교통난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량, 대기 행렬 등 교통 여건을 관찰해 정체가 심해진 4개 연결 도로(시흥·관악·동작·양재대로)의 교통신호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했고, 그 결과 서초 염곡사거리의 서측 대기 행렬은 700m에서 400m로 36%나 줄었다”며 “하지만 (교통 체증은) 주관적인 부분이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훈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강남순환도로는 교통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부 부작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운전자들 사이에 새로운 교통 패턴이 자리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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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인식 서울시의원 “수도권 교통은 하나의 생활권… 재정·운영 책임도 함께 나눠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8-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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