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쓰레기통이다… 내 뱃속 9할은 테이크아웃 컵

난 쓰레기통이다… 내 뱃속 9할은 테이크아웃 컵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6-07-25 22:42
수정 2016-07-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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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재활용쓰레기통 두 달

‘길거리 쓰레기통’의 쓰레기 91%를 차지하는 일회용 커피컵을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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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가 지난 5월부터 시범운영한 커피컵 모양의 재활용 쓰레기통에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개월간 거둔 쓰레기의 91%는 근처 커피전문점의 컵이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가 지난 5월부터 시범운영한 커피컵 모양의 재활용 쓰레기통에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개월간 거둔 쓰레기의 91%는 근처 커피전문점의 컵이었다.
연합뉴스
일회용 커피컵이 쓰레기 양산의 주범인 만큼 커피전문점·편의점 등에 ‘쓰레기 유발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길거리 쓰레기통이 없는 유일한 자치구였던 서울 서초구가 쓰레기통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논의다.

서초구는 지난 6월부터 40일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대로 800m 일대에 100m 간격으로 2개씩 모두 10개의 재활용 수거함을 인근 커피전문점(스타벅스·엔제리너스·커피빈·파리바게뜨)과 함께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구가 내용물을 수거해 분석해 보니 전체 쓰레기의 91%, 재활용품의 97%가 커피전문점에서 나온 일회용 컵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관계자는 “집에서 가져온 생활쓰레기 비율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재활용 수거함 확대 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생활쓰레기는 미미… 쓰레기통 확대”

서울시는 “깨끗한 거리 조성을 위해 원칙적으로 가로(街路) 쓰레기통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서초구의 결정을 환영한다. 그러나 길거리 쓰레기통 확대는 환경 미화와 쓰레기통 관리를 맡는 각 구청으로서는 소극적이 되기 십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5일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근처 상점에서 항의 민원, 특히 담배꽁초 증가 민원이 빗발치는 데다 구 입장에선 미화 관리 예산이 늘어나 쓰레기통 설치를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래서 매년 구청 인센티브 평가 때 쓰레기통 설치 개수로 청소 분야 가점을 주고, 설치 예산 연간 6000만원을 자치구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관광객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구는 쓰레기통 설치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가정 생활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몰래 버리는 얌체족이 늘면서 서울 25개 구청은 2007년에 쓰레기통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시민 정신이 개선되고 2011년을 전후해 한류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길거리 쓰레기통 재설치에 나서면서 2015년 말 현재 5100여개 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점포 부담으로 쓰레기통 비치”

서울시 관계자는 “쓰레기통 수와 쓰레기양에 연관 관계는 크게 없다”며 “다만 환경 미화를 위해 길거리 쓰레기통을 늘려야 하는지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5대5로 엇갈린다”고 전했다. 유럽이나 일본은 자기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지만, 미국은 길거리 쓰레기통이 많아 비교적 쓰레기 처리에 관대하다.

다만 요즘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피컵 등 일회용 쓰레기가 급증해 관련 기업과 업체에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커피전문점·편의점에 점포 부담으로 쓰레기통을 비치하는 사업을 종로에서 시범실시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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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7-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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