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전자발찌 훼손’ 재범방지 한계…인력부족 개선 ‘시급’

‘툭하면 전자발찌 훼손’ 재범방지 한계…인력부족 개선 ‘시급’

입력 2016-07-20 15:16
수정 2016-07-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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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확인 등 추상적 정보만 확인…1인당 25명씩 관리 ‘인력부족’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자가 20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사건은 이달 들어서만 부산과 군산 등에서 세 차례나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찬 사람은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죄질이 좋지 않은 범죄자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나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 치안에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전자발찌 훼손이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착용자의 위치정보 등 추상적인 정보만 확인 가능한 기술적 한계와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할 인력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 ‘가위로 자르고, 송신기 부수고’ 잇따른 전자발찌 훼손

전자발찌 착용자 수는 관련법이 도입된 2008년 151명에서 2천501명(올해 5월 기준)으로 16배가량 늘어났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늘어나면서 발찌를 훼손하는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일 부산 사상구에 사는 이모(47) 씨는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가위로 자르고 도주했다.

다행히 이 씨는 보호관찰소(준법지원센터)와 경찰에 의해 도주 15분 만에 붙잡혔다.

올해 초에도 전자발찌를 훼손하려 했던 이 씨는 강간치상 범죄로 복역을 마친 지난해 출소한 뒤 15년간 전자발찌 착용명령을 받았다.

지난 9일에도 부산에서 위치정보를 송신하는 전자발찌 재택감독장치를 파손하고 도주한 김모(45) 씨가 붙잡혔다.

성범죄로 3년을 복역하고 올해 5월에 출소한 김 씨는 5년간 전자발찌 착용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에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김모(37)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6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전자발찌 훼손 범죄가 잇따르자 불안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책 마련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전자발찌를 절단하고 도주하다니 언제 저 사람을 만날지 모르니 조심합시다’(이**), ‘전자발찌 절단하면 신원, 얼굴 공개해야 한다’(logi****), ‘자르지 못하게 만들어라’(min1****)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발찌 훼손 범죄는 그 자체도 중한 범죄이지만, 훼손 후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며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위치는 알지만, 뭐하는 진 몰라” 기술한계·인력부족이 문제

전자발찌 장치는 크게 착용자가 발에 차는 손목시계 모양의 ‘발찌’와 휴대전화처럼 생긴 ‘송신기’, 착용자가 귀가했는지 확인하는 ‘재택감독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발찌의 무게는 150g 정도이며 착용하는 줄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있다. 전자발찌 훼손을 막기 위해 실리콘 줄 안에 들어가는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 금속피스, 피아노줄 등으로 계속 바뀌었다.

착용자는 외출할 때 반드시 휴대전화처럼 생긴 송신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며, 이 장치는 실시간으로 착용자의 위치를 관제센터로 전송한다.

송신기와 발찌의 거리가 1m 이상 떨어지거나 출입금지 구역에 침입하면 관제센터에 경보가 울리며, 발찌를 자르거나 강제로 훼손해도 경보가 울린다.

문제는 착용자의 위치 등 추상적인 정보만 확인 가능한 현 시스템으로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기로 마음먹은 착용자의 범죄를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 실리콘 줄의 강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마음먹고 발찌를 자르려는 착용자를 막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법무부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격투 상황이나 비명 등 범죄와 관련된 외부정보를 감지하는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발찌’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한 것도 발찌 훼손 범죄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전국에 전자발찌 착용자는 2천501명이나 되지만,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100명에 불과하다. 1인당 관리 인원이 25명인 꼴이다.

위치정보 등 추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착용자를 감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리인력이 부족하면 감시가 느슨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착용자 관리업무는 보호관찰소에서 담당하고, 도주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에서 검거업무를 담당하는 이원적인 업무 시스템도 신속한 검거를 방해하는 요소다.

두 기관은 정기적으로 협의회를 열고, 수사 정보를 공유하는 공조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한 기관에서 관리와 검거업무를 통합하는 것보다는 비효율적이다.

이날 군산에서 도주한 강모(45) 씨를 관리하는 전주보호관찰소 군산지소도 전자발찌를 훼손한 지 2시간여가 지나서야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으로 위치정보 등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착용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며 “각 담당자가 맡아야 하는 착용자 수도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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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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