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업자에 公기관 공인인증서 넘긴 공무원들

불량업자에 公기관 공인인증서 넘긴 공무원들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7-06 01:04
수정 2016-07-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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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폐기물처리업자와 결탁…귀찮다며 배출량 현장 확인 안해

업자가 허위 입력 7억여원 챙겨
일부 향응 제공받고 일감 알선도
28개 기관 98명·업자 4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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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폐기물 처리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는 게 번거롭다며 건설폐기물 처리업자에게 ‘정부 건설폐기물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올바로시스템)의 공인인증서를 넘기고 업무를 대신하게 한 28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등 9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공인인증서를 넘겨받은 건설폐기물 처리업자들은 3년 9개월간 폐기물 처리 명세를 허위로 작성해 용역비 7억여원을 빼돌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폐기물 수집·운반업자 김모(52)씨와 폐기물 중간처리업자 구모(36·여)씨를 사기와 건설폐기물재활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중간처리업자 고모(52)씨와 임모(38)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서울시와 송파구 등 지자체 및 공공기관 28곳의 직원 98명을 직무유기와 전자서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11년 3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서울시·송파구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주문한 3만 700여t 규모의 폐기물 처리 공사 31건을 수주한 후 폐기물 명세를 허위로 작성해 용역 대금 7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3년 9개월간의 범행은 건설폐기물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태만 때문에 가능했다. 건설폐기물의 배출·운반·처리 등 전 과정은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올바로시스템’으로 전산 관리된다. 이 가운데 배출 계정은 건설폐기물 담당 공무원이 작성하고 폐기물 운반과 재활용품을 분리하는 처리 계정은 업체가 작성한다. 운반량과 처리량이 배출량과 같아야 하기 때문에 배출 계정만 감독하면 전 과정이 관리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가 폐기물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배출량도 처리업자가 대신 입력할 수 있도록 기관 공인인증서를 업체 관계자들에게 내줬다. 서울시뿐 아니라 서울 도봉구·관악구·성북구·성동구·중구, 경기 고양·남양주·여주·평택·포천시 등의 담당 공무원을 포함해 98명이 공인인증서를 업자에게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신고한 폐기물과 차로 운반된 폐기물, 재활용되고 버려지는 폐기물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최종 확정신고까지 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러다 보면 자정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공무원들이 업무의 편의성을 위해 폐기물 처리업자에게 배출자 계정을 제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송파구 직원 장모(36)씨 등 2명은 업자에게서 향응과 현금 40여만원을 받고 철거공사 일감을 알선해 주기까지 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2011년 3월 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이후 신고된 폐기물과 폐기물 처리업자들이 실제 처리한 물량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 관행적으로 공인인증서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폐기물 운반·처리가 업무 시간 외에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담당 공무원이 일일이 폐기물 처리 과정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전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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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7-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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