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과 친하다” 선전한 전관 변호사…징계 취소 결정돼 논란

“재판장과 친하다” 선전한 전관 변호사…징계 취소 결정돼 논란

오세진 기자
입력 2016-06-28 07:15
수정 2016-06-2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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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징계사유 맞지만 일부의혹 사실과 달라 징계는 취소”

‘담당 판사와 친분이 있다’며 사건을 수임한 의혹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의혹 자체는 사실로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일부 다른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해당 변호사가 수임료를 반환했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는 취소하라고 판결해 ‘관대한 처분’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고법 행정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J 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결정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J 변호사가 재판장과 연고를 내세워 사건을 수임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J변호사는 수임계약 과정에서 재판장 이름을 거론하며 연고를 내세웠다는 등의 이유로 2014년 6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에 이의를 신청해 같은 해 7월 과태료 2천만원으로 감경받았다.

J변호사는 2012년 8월께 부동산 경매 항고 사건을 맡기러 찾아온 A씨에게 재판장 이름을 거론하며 “과거 지방 법원에서 함께 근무한 선·후배 사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서울에 온 뒤에도 월례회를 하는데, 나와 함께 일하는 다른 변호사는 친분이 더 두텁다”며 “모임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데 그 재판부 사건을 1건도 못 해서 재판장이 ‘사건을 하나 갖고 오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J변호사는 A씨에게 “마침 이 사건(A씨 사건)이 들어와서 재판장에게 어제 얘기했더니 ‘들어오면 바로 결정해주겠다’고 했다”며 사건 결과를 장담한 의혹도 제기됐다.

J변호사는 A씨에게서 착수금 3천만원을 받았지만 사건을 맡은 지 열흘 만에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리자 받은 금액의 절반을 A씨에게 돌려줬다. 이후 법조윤리협의회가 조사에 나서자 500만원을 추가로 A씨에게 반환했다.

변호사법 제30조는 ‘변호사나 사무직원은 법률사건·사무 수임을 위해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연고 등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선전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런 행위를 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징계를 통해서만 제재할 수 있다.

J변호사는 “재판장을 아는지 묻는 A씨의 질문에 ‘아는 정도’라고 대답했을 뿐 연고를 내세워 사건을 맡거나 결과를 장담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의혹을 모두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와 연고를 선전하지 못하도록 한 변호사법 규정은 법조비리를 척결하고 법조풍토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 이유가 된 또다른 의혹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J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징계 원인이 된 여러 의혹 중 사실로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 J변호사의 처신을 봤을 때 징계가 과하다는 취지다.

1심은 “처분 근거로 삼은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되고 J변호사가 A씨에게 수임료 대부분을 돌려주고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 사유에 비해 균형을 잃은 지나친 처분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는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징계위 주장 내용이 1심에서와 다르지 않고, 1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이 정당하다”며 기각했다.

J변호사는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2012년 퇴직한 후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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