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학생들, 밤샘농성 그만하고 돌아가” 이유 들어보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학생들, 밤샘농성 그만하고 돌아가” 이유 들어보니…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02-18 15:48
수정 2016-02-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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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학생들, 밤샘농성 하지 말아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지난해 말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 협상 이후 서울 종로구의 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과 시민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7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주최로 열린 제1218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소녀상을 밤새서 지키는 시민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수요집회는 최근 별세한 피해자 최모 할머니를 향한 추모가 더해져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수요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은 한 참석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참석자는 이 할머니가 “학생들, 밤샘농성 하지 말아요. 내가 억장이 무너져요”라면서 “우리가, 우리 국민이 왜 그래야 해요? 이게(소녀상) 일본 도쿄(東京) 한복판에 있어야지 여기 왜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뭐하는 대통령이에요, 뭐하는 국회의원이고 장관이에요”라면서 “어린 학생들, 정부 믿지 말아요. 그렇게 엉터리로 해 놓고 돈 받고 말으라고?”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할머니는 특히 “나 살 만큼 살았어. 그런 썩은 돈 필요없어”라며 “그냥 사과 한 마디가 듣고 싶을 뿐인데, 나 같은 사람이 두 번 다시 없길 바랄 뿐인데…이건 정말 아니지 않아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할머니는 또 “이거 아무도 못 건드려요. 건드리면 날벼락 맞아요”라면서 “그러니 집에서 편히 자요. 내 마음 아파 못 보겠어. 여러분 모두 힘내야 해요”라고 말했고, 할머니의 말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수요집회 참가자는 “할머니의 5분 남짓한 말씀에 가슴이 메어졌다.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이는 분들이 여기저기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하라.
▲한국 정부는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되찾는 일에 적극 앞장서라.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에 반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의사를 배제하고 기만적이고 졸속으로 처리된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무효다.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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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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