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배상·사죄 아니다” 격앙… 일부 “연내 해결 시도는 감사”

“법적 배상·사죄 아니다” 격앙… 일부 “연내 해결 시도는 감사”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5-12-28 23:24
수정 2015-12-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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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 반응

28일 오후 3시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 한·일 협상 타결 발표를 30여분 앞두고 할머니들이 TV 앞으로 한 명, 두 명 모여들었다. 지팡이를 짚거나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옮기는 힘겨운 발걸음이었지만 표정은 결연했다. 정복수(100)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생중계를 직접 지켜본 할머니는 전체 10명 중 6명. 숨죽이며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의 발언을 들으면서 그들은 씁쓸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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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자리한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가운데) 할머니가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소식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공식 사죄를 받고 법적 배상을 받아야겠다”면서 재단을 통한 기금 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자리한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가운데) 할머니가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소식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공식 사죄를 받고 법적 배상을 받아야겠다”면서 재단을 통한 기금 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유희남(88) 할머니는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시도 자체에는 감사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논의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자신들을 제외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강일출(88)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우리 말을 듣겠다고 하면 의견을 전달할 용의가 있는데 안 듣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개인 청구권 문제나 법적 배상, 공식 사죄 등이 명확히 언급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옥선(89)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을 설립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이건 법적 배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법적 배상은 사죄와 함께 개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피해자와 국민의 바람을 배신한 외교적인 담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대협은 이날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일본의 조직적인 범죄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사과하지도 않았다”며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이어 “불완전한 합의를 얻기 위해 한국 정부는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해 주는 등 충격적인 약속을 내걸었다”면서 “굴욕적인 외교”라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의 정대협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용수(88) 할머니는 “(협상 내용을) 전부 무시하겠다”며 “사죄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눔의집, 정대협, 남해여성회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6곳은 공동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모호하고 불완전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한국 정부가 내건 약속은 충격적”이라면서 “되를 받기 위해 말로 줘 버린 한국 정부의 외교 행태는 굴욕적”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소녀상이 합의나 조건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과 평화를 외쳐 온 수요시위의 정신을 기리는 역사의 상징물이자 공공의 재산”이라며 “소녀상에 대해 한국 정부가 철거 및 이전을 운운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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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5-12-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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