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균등·약자 배려” “포장만 바꾼 사시”

“기회 균등·약자 배려” “포장만 바꾼 사시”

김양진 기자
입력 2015-12-07 23:36
수정 2015-12-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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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개정안 통과 때도 ‘뜨거운 감자’… 변호사 예비시험제 논란

지난 3일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방안을 내놓으면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가 2021년 사시 완전 폐지 뒤 유력한 대안으로 ‘사시 1~2차와 유사한 별도 시험’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반대파 “단기 합격하려 사교육 꼼수 쓸 것”

변호사 예비시험은 2009년 사시 폐지 등을 뼈대로 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당시에도 ‘뜨거운 감자’였다. 고액 학비가 필요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마쳐야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 때문에 변호사법 개정안은 본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해 2월 법안 부결 당시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로스쿨을 나오지 않으면 시험 자체를 보지 못하게 하는 건 (취약계층의 법조인)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진입장벽 차단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대 법대 이호선 교수가 최근 사시 50~56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시가 없었을 경우 로스쿨에 들어갔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8.6%(882명)가 ‘경제적 이유로 포기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강 전 의원은 같은 해 4월 의원 78명과 함께 변호사 선발인원의 10%를 별도 예비시험을 통과한 사람으로 선발하자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부결 이후 4월에 다시 꾸려진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도 예비시험을 놓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진다. 찬반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결국 법안 심사보고서 부대 의견에 ‘예비시험 제도 도입 여부를 2013년 다시 논의한다’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예비시험은 로스쿨을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기회균등과 약자 배려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로스쿨로 변호사 자격을 갖추기 위해 최소 1억~2억원이 소요된다. 동료 의원님이라도 자녀를 로스쿨에 입학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헌법 11조 2항을 인용하며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으면 법조인이 될 기회가 원천 봉쇄돼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예비시험 제도는 3년간의 로스쿨 장기 교육을 피해 단기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부자들이 사교육을 통해 주로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파 “돈 없어 못 간다는 주장, 근거 없다”

검사 출신인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 역시 “(계층 상승의 다리라는)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면 취약계층만 다리를 건너라고 막을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최근 서울대 이재협 로스쿨 교수 연구를 보면 2009년 이후 법조인이 된 이들의 가계 월 평균소득은 로스쿨 출신(1063만원)과 사시 출신(1089만원)이 거의 비슷했다. ‘사시 존치=개천용’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해 4월 본회의 때도 장 의원은 “가난해서 로스쿨에 가지 못해 법조인이 되지 못한다는 말은 근거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법과대학의 교수는 “그동안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운영에, 교육부는 커리큘럼에만 집착하다 정작 다시 논의하기로 했던 변호사 예비시험이라는 대안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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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인식 서울시의원 “수도권 교통은 하나의 생활권… 재정·운영 책임도 함께 나눠야”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5-12-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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