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의 밤은 ‘야식 배달 전쟁 중’

한강공원의 밤은 ‘야식 배달 전쟁 중’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5-08-07 23:48
수정 2015-08-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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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 나뒹굴고 음식물 악취로 ‘몸살’

지난 6일 밤 10시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시민공원. 불볕더위가 한밤중까지 이어지면서 강변으로 나온 시민들로 한강 둔치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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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해 텐트 치고…
더위 피해 텐트 치고… 경북 영천의 낮 기온이 올 들어 가장 높은 39.4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7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34.4도였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공원과 연결된 주차장 입구와 7호선 뚝섬유원지역 출입구 인근에는 배달 음식을 주문한 손님을 기다리는 야식집 오토바이 5~6대가 후미등을 밝힌 채 서 있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자 3명의 남녀가 전단을 마구잡이로 안겼다. 잠깐 사이에 손에 쥐인 전단이 10여장이다. 공원 잔디밭에는 야식업체가 뿌린 전단들이 쓰레기가 돼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여의도, 반포 등 한강에 있는 다른 11곳의 시민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포 한강공원에서는 야식업체들이 전단 배포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공원 곳곳에서 호객 행위와 가격 흥정을 벌였다.

지난달 8일 처음 나타난 서울의 열대야는 이달 5일까지 11차례에 걸쳐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일이 더 많은 것으로 이틀 걸러 하루꼴이다.

한강공원에서는 매일 밤 야식업체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야식 전단 등 쓰레기는 넘치고 먹고 남은 음식물로 악취도 심각하다. 공원을 이리저리 가로질러 질주하는 배달 오토바이로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인 지난 6~7월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전단 살포 계도 및 단속 건수는 총 433건으로 앞선 1~5월 전체(310건)의 1.4배에 달했다. 오토바이 진입 과태료 부과 건수도 1~5월 총 933건에서 6~7월 1154건으로 뛰었다. 시민들이 먹고 난 치킨 등의 음식물 쓰레기와 술병, 각종 캔 등 오후 5시부터 0시까지 나오는 쓰레기의 양만 하루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다.

가족과 함께 산책 나온 최모(42)씨는 “먹고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들, 쌩쌩 달리는 야식업체 오토바이들, 야간에 과속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까지 섞여 정신없고 위험한 장면들이 많이 목격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26·여)씨는 “업체끼리 ‘구역’을 따지다 시비가 붙기도 하고 상대 업체가 닭을 튀길 때 오래된 기름을 쓴다는 식의 험담도 듣게 된다”며 “배달 직원들이 손님에게 가격 흥정을 해 음식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한강사업본부는 청원경찰을 배치해 단속을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대안으로 별도의 ‘음식물 배달 구역’을 설치해 공원 입구에서 배달 음식을 받도록 했지만 이를 준수하는 사람은 거의 찾기 힘들다.

뚝섬 지역 치킨업체 관계자는 “한강을 끼고 업체 20곳이 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밤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곤 한다”면서 “지난해 25번이나 과태료 딱지를 끊었지만 그래도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뚝섬공원에만 주말 하루 동안 5만여명이 다녀가는데 관리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야식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무조건 단속하기보다는 불법 영업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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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5-08-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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