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성추행대처 ‘제식구 감싸기’ 의혹 속속 제기

고교 성추행대처 ‘제식구 감싸기’ 의혹 속속 제기

입력 2015-08-04 15:01
수정 2015-08-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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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인맥 넒은 ‘교단 엘리트’…당국의 미온 대처에 영향 미쳤나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들의 교내 연쇄 성추행 사건의 발생 초기 학교와 당국의 부실 대응이 교단의 ‘제 식구 감싸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해당 학교의 피해 여교사와 동료 여교사들은 서울시교육청에 최근 제출한 탄원서에서 남자 교사들의 성추행 사건을 학교장이 축소·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교사들은 모두 50대로 교내에서도 주요 보직부장을 맡은 권력자의 위치에 있었다.

피해 여교사들은 탄원서에서 교장이 사건을 ‘성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로 조용하게 해결하자’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했다며 교육청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직무 유기 등의 혐의로 현재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그러나 교장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올해 초까지 교육청에 교사의 성추행 사건 등 잇따른 교사들의 교내 성범죄 의혹에 대해 교육청에 전화로 두 차례 보고했다고 주장하며 직무유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감사관실은 해당 교장의 전화를 받은 교육청 직원이 누구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만약 누군가 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해도 교내에서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일어난 성추행과 성희롱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공문이나 보고서 등 정식 보고체계를 통하지 않고 단순히 전화로만 보고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장이 다방면에 구축해 놓은 교육계 인맥이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강혜승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해당 교장에 대해 “교육 당국에서 나름의 조직과 인맥을 가진 사람일 텐데 그런 부분이 (사건의 은폐·축소에)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상당한 인맥과 화려한 경력을 지녀 교단에서 ‘엘리트’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실제로 해당 학교에 대해 감사를 한 교육청 감사관실 직원 일부가 피해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 교사를 두둔했다는 주장이 피해 여교사들로부터 제기돼, 감사관이 해당 팀원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장과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교육청 내부 인사 등이 친분 관계로 얽혀 제대로 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교육청은 이 교장의 ‘제 식구 감싸기’도 사태를 더욱 크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1년 넘게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성추행해 지난 2월 학부모에 의해 경찰에 고발된 교사 C씨는 사태가 불거지고 나서 징계를 받기는커녕 학년부장을 맡았다.

입시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C 씨가 교장의 비호 아래 징계를 모면하고, 경찰의 수사를 받던 중에도 버젓이 교내 동호회 활동을 이유로 학교를 드나든 정황이 조사 결과 속속 드러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장의 묵인이 없었다면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핑계로 학교를 드나들거나 교내 동호회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워크숍에서 동료 여교사를 성추행해 올해 초 다른 학교로 전출된 교사 D씨(당시 교무부장)에게 교장이 인사 고과에서 최고 평점을 줬다는 증언도 있다.

교육청은 교장이 교사들의 성추행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업무처리와 고의적 은폐 시도가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아울러 교내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해당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의 업무 처리가 적절했는지도 조사해 부실 대응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성명을 내고 “피해가 지속되고 은폐된 배경에 학교장과 교육청 일각의 개입이 의심된다”며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는 항간의 비판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청은 조사와 처벌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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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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