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덜룩’ 방치된 남산공원 백범 동상

‘얼룩덜룩’ 방치된 남산공원 백범 동상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5-06-21 23:56
수정 2015-06-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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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열사 동상 ‘오물 범벅’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조명하고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서울 시내에 세워진 독립운동가 동상은 새똥과 쓰레기 등의 각종 오물 속에서 악취를 풍기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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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옷 입은 백범 김구 선생 동상
누더기 옷 입은 백범 김구 선생 동상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이 21일 녹슨 채 방치돼 있다. 공공용지 내에 있는 동상은 매년 상태를 점검받아야 하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21일 현재 서울시 각 공공부지에 설치된 동상은 모두 56개지만 관리 주체는 서울시와 자치구, 시설공단, 문화재청 등으로 쪼개져 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동상이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1969년 중구 회현동 남산공원에 세워진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도 곳곳이 부식돼 있다. 미술작품 보존가 권모씨는 “김구 동상의 경우 청동 안에 있는 여러 금속물이 부식되면서 얼룩덜룩 녹이 슨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구 선생 동상의 관리 주체는 서울시이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수년째 왁스 처리 등 보존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동상 관리 기준 관련 조례에는 공공용지 내 동상의 경우 연 1회 상태 점검을 하고 시가 직접 관리하는 동상이 아니더라도 동상 관리를 지도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옛 서울역사 앞에 세워진 강우규 의사 동상도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강우규 의사는 1919년 9월 2일 서울역 광장에서 일본인 총독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독립투사로, 2011년 9월 2일 강우규의사기념사업회 측이 동상을 건립했다.

두루마기 차림에 오른손으로 수류탄을 투척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이 동상은 인근 노숙인들이 남긴 방뇨 자국과 새똥이 묻은 채 방치돼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광화문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있는 세종대왕상이나 이순신 장군상에 대해서는 매년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리하고 있지만 외진 공원에 있거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동상 관리는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동상의 인물 모두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인데 관리에는 차별을 두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각의 관리 주체가 예산을 확보해 관리해야 하는데 동상 같은 경우 한번 만들어 두면 영구히 보존된다고 오인해 예산 우선순위 대상에서 밀리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서울 시내 전체 동상에 대해 전문가 점검을 실시해 상황이 심각한 동상부터 예산을 배정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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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6-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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