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들 다 떠나기 전에 일본 사과 꼭 받았으면”

“할매들 다 떠나기 전에 일본 사과 꼭 받았으면”

오세진 기자
입력 2015-06-09 00:30
수정 2015-06-0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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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旬 맞은 위안부 피해 김군자 할머니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 소속 김현아 국장과 간사 등 10여명이 지난 4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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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지난 4일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지난 4일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구순(九旬)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거동이 불편해 보조기구에 의지하던 김 할머니는 화사한 노란색 옷을 입고 손님들을 맞았다.

13세에 고아가 된 김 할머니는 열일곱 살이었던 1942년 중국 혼춘의 위안소로 끌려가 광복이 될 때까지 고초를 겪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억척같이 일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돌봤다.

김 할머니가 아름다운재단이 창립된 2000년에 기부한 5000만원은 ‘재단 1호 기금’이 됐다. 김 할머니는 2006년 재단에 또 500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이 일로 지난해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근에는 인근 퇴촌성당에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남은 재산 1억원마저 기부했다. 이제 김 할머니 수중에는 40만원만 남았다. 김 할머니는 평소 “내가 돈을 쓰는 건 너무 아까운데 남 주는 건 하나도 안 아까워. 나 같은 사람이 더이상 안 나오게 하려고 그렇게 살았어”라고 말했다.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위안부 피해 증언을 했던 김 할머니는 8일 “일본은 결국 사과와 배상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게 될거야. 그런데 사과받기도 전에 자꾸 할매들이 저세상으로 가고 있어. 죽기 전에 일본이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효순(91) 할머니가 타계했고, 현재 우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김 할머니를 포함, 총 52명(국내 47명·국외 5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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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06-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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