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발표 사실이면 ‘병원·의사’ 도덕성에 치명타”

“서울시 발표 사실이면 ‘병원·의사’ 도덕성에 치명타”

입력 2015-06-05 01:53
수정 2015-06-0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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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병원 측 “30일까지 메르스 증상 없었다…서울시 발표 사실과 달라”지역사회 대규모 3차 감염 위험은 아직 ‘미지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병원의 의사가 자가 격리가 필요한 의심환자 단계에서 1천500여명 이상이 모인 대규모 행사에 참석, 여러 사람과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병원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5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35번(38) 환자는 ⓓ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의사로, 지난달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이 시작됐고 같은달 30일에는 증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사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대형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제 의학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1천565명이 참석한 서울 개포동 재건축 조합행사에 참석했다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30~31일 이틀 동안 여러 곳에서 동선이 확인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35번 환자는 이후 31일 오후 시설에 격리조치됐으며, 이달 1일에는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의 발표대로라면 35번 환자가 여러 행사에 참석할 당시 이미 증상이 발현됐던 만큼 그와 밀접 접촉한 여러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증상이 없을 때는 전염력이 없지만,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심환자가 대규모 행사에 참석했다고 해서 지역사회 3차 감염 발생위험이 높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메르스가 유행하던 2012~2014년 이슬람의 성지순례인 ‘하지(Hajj)’ 기간에도 지역사회 3차 감염은 일어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확진 이후 자체 조사에 나선 ⓓ병원은 이런 내용을 해당 의사로부터 듣지 못했고, 서울시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대책본부를 꾸려 실시한 역학조사로는 29일에 약간의 기침이 있었지만 30일에는 이런 증상도 없었고, 열은 31일부터 나기 시작했다”면서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는 병원 입원환자 10명과 가족을 포함해 약 40~50명 정도로 파악됐다”고 반박했다.

이 병원은 또 “서울시가 문제삼는 심포지엄과 재건축조합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메르스 증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서울시가 본인이나 병원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인양 발표했다”고 항변했다.

모 병원의 감염내과 교수는 “만약 서울시의 발표가 사실이고, 의사나 병원이 고의로 감염자의 동선을 숨겼다면 해당 병원과 의사 모두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면서 “보건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거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방역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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