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바꾼 ‘기성회비’로 대학생 울리나

이름만 바꾼 ‘기성회비’로 대학생 울리나

입력 2015-01-25 23:52
수정 2015-01-26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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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신입생 등록금 고지서 속 ‘예치금’ 논란

2015학년도 새 학기 대학 등록금 고지서 발부가 5일 앞으로 임박했지만 기성회비 폐지와 대체 징수를 위한 관련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대학들이 신입생들에게서 예치금을 걷기로 했다. 재학생에게서도 예치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대학별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학생과의 갈등이 예고된다.

25일 전국국공립대협의회에 따르면 국공립대들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5일 동안 신입생들에게 기성회비 항목을 삭제하고 이를 예치금으로 바꾼 등록금 고지서를 발부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이 예치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이를 회계에 넣어서 쓸 작정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국고 회계와 기성회계로 양분된 국공립대 회계를 교비회계로 통합하고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포함해 징수하자는 내용의 ‘국립대 재정·회계법’을 냈다. 하지만 야당 측과의 의견 차이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데다가 기성회비를 걷을 수 없어 대학들이 예치금으로 이름만 바꿔 기성회비를 걷는 셈이다.

국공립대는 이와 관련,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공립대 등록금의 70~80%는 기성회비로, 당장 이를 걷지 못하면 학교 운영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병문(전남대 총장)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장은 “교육부가 따로 보조를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기성회비를 걷지 않으면 당장 학교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긴다”며 “당장 이달 말부터 신입생 등록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항목을 바꿔 걷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기성회비를 다른 이름으로 부담하는 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민규(전남대) 한국대학생연합 전 의장은 “국공립대가 이런 식으로 등록금을 계속해서 받는 것은 불법이자 꼼수”라며 “기성회비 항목 자체를 폐지하고 그 부족분을 국가가 대신 부담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0년 11월 서울대 등 8개교 대학생 4086명이 부당하게 거둬 들인 기성회비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처음 제기한 이래 학교별로 학생 승소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최종 확정 판결은 다음달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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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1-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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