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학생회비 올리는 총학…시큰둥한 학생들>

<재정난에 학생회비 올리는 총학…시큰둥한 학생들>

입력 2015-01-12 07:14
수정 2015-01-1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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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일부 대학 총학생회들이 물가 상승 등을 견디다 못해 10여년만에 학생회비를 조심스레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다가 학생회비를 둘러싼 잡음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회비 납부율이 높지 않아 재정난 타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학생회비를 학기당 9천원에서 1만원으로 1천원 올리기로 했다. 1997년 이후 18년 만의 인상이다.

학생회비 인상안은 지난해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과반 찬성으로 결정된 것으로, 올해부터 적용됐다.

총학 측은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오른 반면 학생회비가 투입돼야 하는 곳은 많아져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광고 후원금이 종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인상 요인 중 하나다. 총학은 신입생 환영회와 같은 행사 관련 잡지나 소책자를 만들 때 광고대행사로부터 광고 후원금을 받아왔다.

올해 중앙대도 13년 만에 학생회비를 학기당 7천500원에서 9천500원으로 올렸다.

중앙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수년간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2002년부터 7천500원이었던 학생회비의 납부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총학과 단대 학생회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인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대학에서 학생회비는 등록금 고지서와 함께 고지되지만 자율 납부여서 학생이 원치 않으면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투표율 미달로 총학 선거가 무산되는 일이 왕왕 일어날 만큼 학생자치활동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낮아진데다 학생회비 횡령 또는 유용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학생회비 납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중앙대에서는 지난해 5월 총학생회실에서 보관하던 학생회비 450만원을 도난당했고, 서울시내 한 사립대에서는 총학생회장이 학생회비 횡령 혐의로 제적당하기도 했다.

한 서울대생은 “요즘 학생회가 진정으로 학생들을 대표하는지 의문”이라며 “2년간 꾸준히 회비를 냈지만 앞으로 계속 낼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회비 납부율은 서울대는 45%, 중앙대는 50%가량이다. 다른 대학은 학생회비 납부율이 30∼70%로 학교별 편차가 크다.

성균관대는 학생회비 인상을 시도했다가 좌절하기도 했다.

1997년 이후 7천원이었던 학생회비를 1만원으로 올리는 안건이 지난해 전학대회에 상정됐는데, 경기도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서는 가결됐으나 서울 인문사회캠퍼스에서는 부결돼 인상안은 없던 일이 됐다.

성대 학생회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15년 이상 동결된 학생회비로 학생회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며 “그마저도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다 내는 것이 아니어서 학생회비 인상을 처음 시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학생회비를 내심 올리고 싶지만 학내 여론 때문에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한 사립대 총학 관계자는 “납부율이 저조해 애로사항이 있지만 인상한다고 하면 학우들의 반발을 살 수 있고 납부율이 더 떨어질 수 있어 학생회비 인상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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