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 임산부 자리에 누가 앉아 있습니까

[단독] 지금 임산부 자리에 누가 앉아 있습니까

입력 2014-12-09 00:00
수정 2014-12-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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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시행 2년… 여전히 ‘있으나 마나’

임신 6개월째인 주모(29)씨는 매일 아침 5호선 신금호역부터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객실은 늘 만원이다. 발이 퉁퉁 부어 30분 남짓 서 있다 보면 녹초가 된다. 자리에 앉는 경우는 하늘의 별따기다. 몇 번 임산부 배려석으로 다가가 봤지만 앉아 있는 승객들은 번번이 시선을 피했다. 결국 주씨는 지난달 말부터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

서울시가 2012년 12월부터 지하철 객차 1칸당 2석씩(가운데 일반석 7석 중 양쪽 끝석) ‘임산부 먼저’라는 문구가 적힌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좀체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신 초기의 여성은 유산 위험에 노출된 것은 물론, 입덧과 구토, 피로감을 겪지만 외견상 임신 여부가 눈에 띄지 않아 사실상 경로석으로 굳어진 ‘교통약자 보호석’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지만 정작 제도 미흡과 홍보 부족으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8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에는 올 1~10월 총 83건의 ‘지하철 이용 임신부 민원’이 접수됐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부족을 호소하거나 임산부 배려석 확대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보공개센터가 임산부들의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92명 중 91명(98.9%)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많은 임신부들은 노약자석이 별도로 분리된 것과 달리 임산부 배려석은 일반석과 같이 있고, 의자 색깔도 같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좌석 상단에 가로·세로 30㎝의 임산부 배려석 마크가 부착돼 있지만 막상 승객이 앉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임신 12주째인 김모(29)씨는 “임산부 배려석은 언감생심이고, 노약자·임산부·장애인 등이 모두 앉을 수 있는 교통약자 보호석에 가도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은 앉으면 안 된다’며 나무라는 일이 많다”며 “임신 초기라 몸이 불편하다고 말해도 ‘임신한 게 대수냐’며 훈계를 듣기 일쑤”라고 말했다. 임신 7개월째인 박모(30)씨는 “퇴근길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었는데 앉아 있던 승객이 제 배를 계속 쳐다보더니 ‘저기 노약자석에 가서 앉으라’고까지 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김지혜 여성인권진흥원 정책사업팀장은 “승객들이 임산부 배려석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고, 무심코 앉았더라도 서 있는 여성이 임신했는지를 몰라 양보를 못할 때도 있다”며 “노약자가 아니면 교통약자 배려석에 앉지 않는 문화가 확산된 것처럼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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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4-12-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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