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자료 요구 산더미…옥천군청 공무원 “죽을 맛”

감사 자료 요구 산더미…옥천군청 공무원 “죽을 맛”

입력 2014-11-21 00:00
수정 2014-11-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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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용지 3천600쪽, 책으로 12권…사상 처음 외부 인쇄 맡겨

“행정재산 임대 계약서 사본을 내라”, “공무원 국외연수 보고서도 제출하라”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충북 옥천군이 군의원들의 전례 없는 자료 요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반 현황 등을 묻던 종전과 달리 관련된 서류 사본을 직접 첨부하라는 요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군은 이달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예정된 옥천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군의회에서 요청한 127건의 감사자료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A4용지 3천600쪽, 책으로 12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라면상자 30개를 채울 만큼의 막대한 자료를 감당하지 못한 군이 사상 처음으로 복사와 제본을 인쇄소에 의뢰했을 정도다.

옥천군청 기획감사실의 한 관계자는 “8명의 의원에게 1권씩 나눠주고, 전문위원과 집행부 보관용을 합쳐 25권씩 만드는 데 A4용지 9만장이 소요됐다”며 “인쇄와 제본비로만 500만원이 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해 요구된 자료는 지난 4년치 현황을 묻는 게 많다.

과거 대부분의 자료가 당해년도나 전년도 현황 정도를 요구하던 것과 비교하면 자료준비가 그만큼 고되다는 얘기다.

게다가 군청의 인사위원회 회의록 사본, 행정재산 임대계약서 사본처럼 외부 공개가 곤란하거나 서식이 같은 자료도 상당수 들어있다.

군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는 인적사항 등을 모두 삭제한 뒤 복사하기 때문에 자료준비가 더욱 어렵다”며 “같은 서식의 계약서를 반복적으로 복사하는 소모적인 작업으로 파김치가 된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감사목록을 작성하는 단계부터 소모적이고 과다한 자료 요구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군 관계자는 “의회의 전문위원 기능이 강화돼 목록 작성 때부터 중복 자료나 부속서류 등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 안팎에서는 올해 자료요구가 부쩍 늘어난 이유로 초선 의원들의 넘치는 의욕을 꼽고 있다.

첫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일부 의원들의 욕심이 지나쳐 묻지마식 자료요구가 난무했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듯 전체 자료 중 80% 이상이 한 두명의 의원한테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회의 한 관계자는 “전체 의원의 75%가 초선으로 채워진데다, 일부에서는 재선 군수의 재임기간 전체를 들춰보겠다고 벼르는 경우도 있어 요구자료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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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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