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철폐 1000번이나 외쳤지만…”

“국보법 철폐 1000번이나 외쳤지만…”

입력 2014-10-17 00:00
수정 2014-10-17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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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회 맞은 목요집회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에서 울산까지 와서 수감 중인 내 아들을 격려해준 고마운 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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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1000번째 목요집회에 참석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들이 양심수 사진을 바닥에 펼쳐놓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1000번째 목요집회에 참석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들이 양심수 사진을 바닥에 펼쳐놓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정문 앞. 1987년 민주노총 탄생의 주역이자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고 권용목씨의 아버지 권처흥(86)씨는 보랏빛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공원 앞에 모인 어머니들에게 감사인사를 거듭해서 했다. 권씨는 “어머니들이 아들이 있던 교도소까지 와서 ‘기죽거나 굴복하지 말고 노동권 보장을 위한 운동을 계속하라’는 격려를 하고 갔다”며 “전국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민주화·노동 운동을 하다가 잡힌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보살폈던 어머니들”이라고 소개했다.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내걸고 지난 21년간 한 주도 빠짐 없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이 벌여온 ‘목요집회’가 이날로 1000회째를 맞았다.

민가협은 1970~80년대 민청학련 사건과 재일교포간첩단 사건,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 등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고문을 당하고 장기 구금된 이들의 가족들이 1985년 결성했다. 그동안 목요집회에서는 양심수나 보안법 문제는 물론 비정규직 차별, 군 인권,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밀양송전탑 갈등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목요집회처럼 20년 넘게 매주 열리는 집회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수요일마다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집회(1148회)가 유일하다.

1000번째 목요집회에는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 및 회원들을 비롯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4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회원들은 ‘고난 속 희망’을 상징하는 보라색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보라색 풍선을 손에 든 채 같은 뜻을 표시했다.

민가협에 따르면 10월 1일 현재까지도 모두 39명의 ‘양심수’가 전국 각 교도소 및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21명은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18명은 재판을 받고 있다.

조 상임의장은 “목요집회를 처음 시작하던 1993년 12월만 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국보법이 철폐되고 양심수들이 전원 석방될 줄 알았지 이렇게 21년 동안 집회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국보법이 사라지고 양심수가 전원 석방돼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 사회가 될 때까지 다른 민가협 어머니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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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4-10-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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