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2천원 인상’ 발표에 시민들 찬반 갑론을박

‘담뱃값 2천원 인상’ 발표에 시민들 찬반 갑론을박

입력 2014-09-11 00:00
수정 2014-09-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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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년 동안 2천500원에 머물러 있던 담뱃값을 2천원 정도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일반 국민과 시민단체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정진국(55)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찬성이다. 청소년 흡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데 담뱃값 인상으로 청소년들에게만큼은 분명 금연 효과가 뚜렷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장인 김지은(29·여)씨도 “간접흡연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정부의 목적이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 담배가격을 더 많이 올려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지역 4년제 대학생 이동연(23)씨는 “한 갑에 2천원이나 인상되면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비용 때문에 강제로 금연을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라면 값은 몇백원만 올려도 난리가 나는데 흡연인구를 너무 무시한 처사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가격을 올려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이철우(47)씨는 “그동안 니코틴 함량 0.1㎎짜리 순한 담배를 피웠는데 가격이 오른 만큼 앞으로는 개비 수를 줄이는 대신 더 독한 담배를 피울 것”이라면서 “비싸다고 담배를 끊는 이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 추진 소식에 벌써 담배를 사재기한 시민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담뱃값 인상이 서민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담배 가격은 재벌이든, 서민이든 누구에게나 동일한데 값을 높이면 서민의 부담만 늘어나는 격”이라면서 “국민 건강이 우려된다면 담뱃값을 올리는 것보다 적극적 금연정책을 먼저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이미정(26·여)씨도 “담배는 서민들의 스트레스 해소용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생필품처럼 적정한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등 금연 운동 단체들은 이번 발표를 일제히 환영하는 동시에 더욱 강력한 흡연 억제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홍갑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담뱃값은 당연히 인상해야 했던 것”이라면서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는 6천∼7천500원까지 인상하는 것이 적정선이었던 만큼 오히려 이번 인상 폭은 모자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강조해 온 한국담배소비자협회 등은 이번 담뱃값 인상이 세수 보전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비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정책부장은 “역진세인 담뱃값 인상은 결국 부자감세를 통한 세수보전을 의미한다”면서 “담배가 싸다고 많이 피는 것이 아니고, 비싸진다고 금방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도 성명과 논평 등을 통해 정부 발표를 잇따라 비판했다.

경실련은 “담뱃값 인상은 서민층에게 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서민증세”라며 “부족한 세수를 채우고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부자 증세 없이는 담뱃값 인상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담배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더 많이 소비하는 품목”이라면서 “복지재원 확충을 위한 증세가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지만 이런 식의 증세는 결코 반갑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홍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정말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늘어난 세수를 어디에 쓸 것인지 미리 명확히 정해 둘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인상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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