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했는데도 감염… 구제역 방역체계 뚫렸다

백신 접종했는데도 감염… 구제역 방역체계 뚫렸다

입력 2014-07-30 00:00
수정 2014-07-30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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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이 가능성도 제기돼

지난 24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에 있는 한 돼지 농가에서 3년 3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병한 지 나흘 만에 고령군 운수면의 다른 돼지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2011년 4월 경북 영천에서 마지막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감염 가능성이 있는 소, 돼지 등 가축에게 백신 접종을 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고령군 농가는 백신 접종을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예방·방역에 허점이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현 상태인 ‘주의’ 단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제역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확산 및 피해 정도에 따라 올라가는데 주의 경보는 구제역이 최초로 발병했을 때 발령된다. 방역 당국은 이번 구제역이 그동안 백신 접종을 해 온 O형 바이러스이고, 의성군과 고령군 등 최초 발병 농장 주변에서만 산발적으로 발생해 전국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2010~2011년 발병한 O형 바이러스와 혈청형은 같지만 전체적인 유전자 배열은 4.6%나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일부 교수들은 3년 전 국내에서 발생한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고령군 운수면 돼지 농장의 경우 주변 반경 500m 내 3개 농가에서 소 228마리, 돼지 155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반경 3㎞에는 158개 농가에서 소와 돼지를 1만 2071마리나 키우고 있어 구제역 확산 가능성이 높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피해는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해 11개 시도의 75개 시·군으로 퍼진 구제역 5차 파동의 경우 피해액만 2조 7383억원에 달했고 가축 347만 9962두를 살처분했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추가 백신 접종, 소독, 예찰 등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2번 이상 해야 면역이 유지되는데 축산협회의 요구, 농가의 불편함 등을 이유로 1번으로 줄여서 출하에 가까운 돼지들은 면역 상태가 낮은 실정”이라며 “백신 접종과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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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07-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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