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치부 드러난 檢, 검경 갈등 핑계만

제식구 치부 드러난 檢, 검경 갈등 핑계만

입력 2014-07-16 00:00
수정 2014-07-1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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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재력가 장부 “검사에 1780만원 건네”… 검찰 “수정액에 지워져 몰랐다” 변명

피살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재력가 송모(67)씨가 남긴 금전 출납장부 ‘매일기록부’에 현직 검사 이름과 2000만원 가까운 금액이 함께 적힌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김진태 검찰총장이 장부에 등장한 A 검사에 대한 감찰을 15일 지시했다. 검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아니라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이날 장부에서 송씨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수도권 한 지검에 근무 중인 A 검사에게 모두 1780만원을 건넨 것으로 적시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A 검사가 한 차례 2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가 14일 두 차례 300만원으로 말을 바꿨으며 하루 뒤인 15일 다시 10차례 178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정정했다. 이 같은 내용을 전날까지 부인했던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장부 내용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검찰은 “송씨 유족이 장부 내용 일부를 수정액으로 지우고, 장부 끝에 붙어 있던 별지를 폐기한 뒤 검찰에 제출해 착오가 있었던 것일 뿐 감출 의도는 없었다”면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중요 증거를 압수하지 않아 훼손되도록 방치한 경찰을 상대로 철저히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원본이 훼손되기 이전의 깔끔한 장부를 입수해 복사본을 확보해 놓았다. 검찰 조사에서 송씨 유족은 경찰로부터 장부를 돌려받은 뒤 수정액으로 20여 차례 지웠다고 진술했다. 지워진 대상은 주로 공무원 혹은 송씨 사생활 관련 인물들이었다. 검찰은 살인 교사 혐의를 받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과 관련해서는 지워진 게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송씨의 장부에는 전 서울시장과 현직 국회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도 적힌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장부에 김 의원에게 준 5억 2000만원 중 2010년 12월 건넨 2억원에 대해 “서울시장에게 준다고 가져갔다”는 내용을 함께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이다. 검찰은 장부에 적힌 인물들에게 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확인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분은 살인 교사 동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매일기록부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지난 14일 경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이 “자료가 없다”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석연찮은 태도는 새로운 검경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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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4-07-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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