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들 덕분에… 다시 힘을 냅니다”

“봉사자들 덕분에… 다시 힘을 냅니다”

입력 2014-05-02 00:00
수정 2014-05-0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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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 자며 하루 4000인분 급식준비… 각지서 100여명씩 “돕고 싶다” 진도로

“여기 계신 분들이 따뜻한 밥이나마 드셔서 힘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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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8시 30분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무료급식소에 한두 사람씩 찾아들기 시작했다. 밥 먹는 이 순간만큼은 아픔을 잠시 잊고, 서로에게 위로와 덕담을 주고받는다. 실내체육관에는 6개 민간단체가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준비한 쌀이 진작 떨어져 지금은 구호물품인 쌀로 하루 세끼 4000여분의 식사를 마련하고 있다. 매일 20㎏짜리 쌀 40여포가 금방 없어진다.

이번 주 들어 실종자 숫자가 10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 상당수가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실종자 가족과 친지들, 수백명의 자원봉사자, 공무원, 군인, 소방관, 취재진 등이 이곳을 찾는다. 지난달 20일부터 함께하고 있는 구호복지단체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운영하는 급식소는 하루 1000여명이 찾았으나 지금은 800인분을 준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30대의 위러브유본부 회원 25여명은 쪽잠을 자면서 24시간 중단 없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치를 매일 새로 담그고 끼니마다 바뀌는 4~5가지 반찬과 국, 사과·배·오렌지 등의 과일 등으로 집 밥맛 같은 느낌을 줘 유가족 등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식자재와 고기류 등을 따로 마련하느라 하루 180여만원씩 지출되고 있지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회원 김모(34·여)씨는 “웃음을 잃은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잠시나마 웃기도 하고,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면 같이 눈물을 짓기도 한다”며 “체력도 바닥나고 많이 드시지 못하는 이분들이 더 이상 쓰러지지 않도록 입맛을 돋우는 데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22개 시·군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새마을부녀회도 오전 6시부터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지역별로 맛깔난 반찬을 가져오고 삼계탕, 닭죽, 돼지주물럭 등을 준비하면서 지금껏 500만원 이상 지출했다.

지난달 17일 내려와 하루에 1000여명이 찾았던 ‘대전사랑 시민협의회’가 30일 대전으로 철수하자 바로 다음 날 그 자리에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해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실내체육관에는 막연히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전국 각지에서 온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하루 100명 이상 대기소에 기다릴 정도로 주변 모두가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 김모(45·여)씨는 “처음엔 아들을 잃고도 밥을 먹는 내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웠지만 이젠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아껴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고 힘을 내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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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4-05-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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