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 2곳 잉여금 180억 법적 근거없이 2년 넘도록 쌓아놔

제주국제학교 2곳 잉여금 180억 법적 근거없이 2년 넘도록 쌓아놔

입력 2013-12-16 00:00
수정 2013-12-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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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논란에도 법제화 기대





정부가 지난 13일 제주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서 얻은 잉여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내용의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정책 대상인 2개 학교가 이미 180억여원 규모의 잉여금을 적립해 놓은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정원을 못 채워 학교 운영과 시설 구축에 쓴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이 빚어지거나 예상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현금을 법적 근거도 없이 차곡차곡 쌓아 온 행보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15일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제주 국제학교인 노스런던칼리지잇스쿨(NLCS, 영국)이 90억원, 브랭섬홀아시아(BHA, 캐나다)가 98억원 등 188억원의 이익 잉여금을 적립해 왔다”면서 “잉여금 송금 규제가 풀릴 것에 대비해 2년 넘게 잉여금을 쌓아 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잉여금은 모두 연 4576만~4692만원에 이르는 이 학교 학생들의 학비로 충당됐는데, 정부 지원으로 인해 학생 충원율이 현재 46.7%에서 향후 100%로 높아지면 잉여금 적립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NLCS와 BHA가 잉여금을 쌓은 이유로는 이 조항이 언젠가는 법제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앞서 제주교육도시 청사진이 그려지던 2010년 국회와 올해 3월 제주도의회에서 법제화가 연이어 좌절됐지만 관련 논의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두 차례 논의가 좌절된 것은 ‘잉여금 본국 송금을 허용한다면, 외국 교육기관의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만 우리에게 뚜렷한 실익이 없다’는 반대 여론 때문이었다. 이번 대책이 마련될 때에는 김한욱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잉여금 송금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학교 운영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화답하며 반대 여론의 공세를 피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대책으로 인해 당장 숨통이 트일 곳은 당초 7개 국제학교 유치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고전 중이던 JDC와 국내 금융기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NLCS의 건물 설립 및 운영비용 일체를 부담해 온 JDC는 2015년부터 원금 3190억원과 연 5~6%대 이자를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이번 조치로 국제학교가 정원을 채워 운영이 정상화된다면 100억~800억원을 빌려 준 알리안츠, 교원공제회, 외환은행, 농협생명 등 9개 금융사가 돈을 떼일 위험도 줄어들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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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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