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 상주한방산업단지…기업유치 실패

‘속 빈 강정’ 상주한방산업단지…기업유치 실패

입력 2013-11-21 00:00
수정 2013-11-2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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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검토 부족 탓…특혜·비리 얼룩 ‘잡초만 무성’

20일 오후 경북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 상주한방산업단지는 오가는 사람이 적어 한산했다.

도로 포장과 통신·전기시설이 잘돼 있고, 산업용지 평탄작업도 무난했다.

그러나 산업단지 곳곳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직거래장터는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난 12일 재개장한 성주봉한방사우나는 차량이 다섯대 서 있었지만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2층짜리 한방산업단지관리사무소의 1층에 있는 한방자원전시관은 불이 꺼져 전시물이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상주한방산업단지는 상주시가 한방산업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추진한 곳이다.

상주시가 밝힌 한방산업단지의 산업용지 분양률은 42만㎡ 가운데 39만2천㎡가 분양돼 93%에 이른다.

그러나 단지가 조성된 지 3년이 넘도록 입주 업체가 한 곳도 없다.

기업이 입주를 꺼리는 이유는 경기 악화 등의 원인도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성주봉자연휴양림 인근에 자리 잡은 상주한방산업단지는 상주 도심과 28㎞ 떨어져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나 상주∼청원고속도로 나들목에서도 30분 이상 걸린다.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교통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 산업단지로는 치명적인 약점인 셈이다.

많은 기업이 분양 계약을 해놓고도 계약을 포기하거나 입주를 꺼리고 있다.

이런 현실은 한방산업단지가 이름뿐인 산업단지로 전락하게끔 만들었다.

조성된 시설도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건물이 각종 특혜와 비리 논란이 이어진 한방건강센터(성주봉한방사우나)다.

경찰이 최근 수사한 결과 시설 임대차 계약을 담당하던 상주시 전·현직 공무원 3명이 운영권자 윤모(63)씨로부터 5억7천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공무원 3명을 입건했다. 또 적자 운영을 이유로 임대료 1억원을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입주업체로부터 3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윤씨를 구속했다.

특히 입건된 공무원 중 상주시 전 국장 김모(59)씨는 윤씨와 사돈 관계다.

말썽이 이어지자 2011년 1월 문을 연 한방건강센터는 운영권자 변경을 거쳐 올해 2월 문을 닫았다.

이용객도 하루 150여명 수준에 그쳐 300여명이던 목표의 절반에 그쳤다.

상주시는 폐쇄 9개월 만인 이달 12일 일부 시설을 고쳐 시 직영으로 성주봉한방사우나를 재개장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어지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어 상주시가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묵심도요도 논란거리다.

입주 때부터 한방산업과 관계없다는 지적에도 상주시는 첫 민간투자자인 만큼 단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운영자의 개인 빚으로 어려움이 이어지자 시는 묵심도요를 사들여 공예장인에게 빌려주는 전통공예촌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해당 건물을 당사자가 다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어 공예촌 조성 계획도 공중에 뜬 상태다.

곳곳에서 잡음이 나면서 각종 한약재를 재배하고 가공하며 한방체험을 통해 한방 메카로 만들겠다는 상주시의 계획도 무력화됐다.

한 상주시민은 “산업단지 조성은 사업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상주한방산업단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인근 성주봉자연휴양림과 연계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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