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쓰면 떨어진다”… 수백만원 자소서 장사 기승

“학생이 쓰면 떨어진다”… 수백만원 자소서 장사 기승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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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업체·논술학원 불안 조성

2014학년도 대학별 수시모집 기간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컨설팅업체와 학원들의 ‘자기소개서’(자소서) 장사가 한창이다. 명문대 학생과의 대면·온라인 과외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유명 논술학원 강사가 비싼 값에 자소서를 대신 만들어 주는 사례가 성행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자소서 대필 사례를 막기 위해 ‘유사도 검색 시스템’ 기능을 강화하고 대필이 발견되면 입학 후에도 합격을 취소한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비웃듯 ‘자소서 한철 장사’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자소서를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를 막고 공정한 입시경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단속과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컨설팅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대학생 20명의 사진이 소속 대학, 학생 실명과 함께 팝업창으로 뜬다. 서울대 경영학과, 연세대 치의예과, 고려대 인문학부,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등 이른바 ‘명문대생’이 대부분이다. 업체 측은 25일 “작년이나 재작년 대학입시에서 자소서를 썼던 학생들”이라면서 “수험생이 지원하려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자소서 첨삭을 해주고 있어 다른 곳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으로 첨삭만 하면 1회에 20만원, 대학생이 수험생을 직접 만나 자소서 작성을 도와주면 1회에 3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차별화된 자소서’를 작성해 줄 수 있다며 많은 돈을 요구하는 업체도 있다. B논술학원 대표는 자소서를 대필해 주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업계에서 알아주는 논술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뒤 “학생이 혼자 자소서를 쓰면 수준이 낮아 무조건 떨어진다. 수시가 얼마 안 남았으니 빨리 방문하는 게 좋다. 가격은 학생과 직접 상담해 보고 결정한다”고 흥정했다. 최소한 150만원은 넘어야 한다고도 했다. 온라인 첨삭을 전문으로 하는 C업체는 학생이 작성한 자소서 첨삭 1회에 14만원, 2회에 28만원을 기본으로 받는다. 업체 측은 “생활기록부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면 우리가 거기에 맞는 스토리를 짜고, 학생이 거기 맞춰 쓰면 우리가 다시 문장을 고쳐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대교협이 자소서 유사도 검사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며 되레 안심을 시켰다.

자소서 장사가 판을 치고 있지만 정작 교육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서울시 일선 학원의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 학원정책팀은 “컨설팅 업체는 학원이 아니라서 우리가 감독할 수가 없고, 논술학원에서 논술 교과목이 아니라 진학지도로 신고하고 자소서 컨설팅을 할 경우 사실상 제재할 조항도 없는 상태”라고 발뺌했다.

대학에서는 교육청이 적극 나서서 컨설팅 업체들을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모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우선 교육청이 업체 단속에 나서고, 대학과 정보를 공유해 입학 이후라도 대필 사례가 적발되면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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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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