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성한 곳 없이 눈도 못 감고 가버린 남편”

“몸 성한 곳 없이 눈도 못 감고 가버린 남편”

입력 2013-07-19 00:00
수정 2013-07-1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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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몰사고 합동분향소

‘미안해 작업 시간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어. 이번주 휴식하니 동생이 일정을 맞추어서 문자를 보내주시오. 보고 십(싶)어 동생, 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

꿈이었으면…
꿈이었으면… 18일 중국동포한마음협회를 비롯한 중국 동포 단체 회원들이 서울 구로구 구로동 고대구로병원에 차려진 노량진 상수도관 공사 현장 수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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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웅길(55)씨가 지인 김모(50)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 박씨가 고대했던 ‘만남의 그날’은 결국 오지 못했다. 18일 서울 노량진 지하상수도관 수몰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고려대 구로병원 장례식장에는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고 발생 나흘 만에 빈소가 차려진 탓인지 미안함과 억울함이 뒤섞인 유족들의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유족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미처 상복도 갖춰 입지 못한 채 오열했다.

고 이명규(54)씨의 여동생 이모(53)씨는 오빠의 영정을 마주 보며 “우리 작은오빠는 동생밖에 몰랐다”면서 “깜깜한 굴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물에서 허우적거렸을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주저앉고 말았다.

현장에서 남편 박명춘(48)씨의 얼굴을 보고 실신한 부인 이모(41)씨는 “남편이 너무 처참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몸에 성한 곳이 없었고 눈도 감지 못한 채 가버렸다”며 가슴을 쳤다.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도 오전 9시 50분쯤 분향소를 찾았다. 박 시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한 원인 조사를 하고 엄정한 책임을 가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관행과 제도를 고치는 일도 추호의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망자 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행사, 시공사와 유족 간 문제지만 서울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성수 금천구청장과 이성 구로구청장 등 병원 인근 자치단체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경찰은 20명으로 구성된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수몰사고에 대한 수사를 강화했다. 관할 동작경찰서는 이날 사고 현장 주변에 있었던 근로자 10명 가운데 9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받은) 생존 근로자들이 진술한 신고 시간과 탈출 시간, 주변 정황 등에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필요에 따라 재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와 건설사·감리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현장에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사고 당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 긴급 방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박칠성, 구로4·더불어민주당)는 지난 27일 발생한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29일 긴급히 찾아 피해 및 수습 상황을 살피는 한편, 이재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서 위원회는 서울소방재난본부로부터 화재 경위와 진압 과정, 피해 규모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직접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며 밤을 새워 진화 작업과 수습에 매진해 온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어 위원회는 “비닐, 합판, 떡솜 등 가연성 자재로 구성된 가건물이 밀집한 구룡마을의 구조적 특성과 건조한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동일한 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화재 예방 및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화재안전 대책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덧붙여 박칠성 위원장은 “구룡마을처럼 가건물이 밀집하고 산림과 인접한 지역은 화재 발생 전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화재취약지구에 대한 화재안전관리에 보다 철저를 기할 것”과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으신 이재민들의 임시 주거와 생필품 지원 등 구호 조치에 단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umbnail -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 긴급 방문

2013-0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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