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시설 출신 고의로 탈락시켰다

보호시설 출신 고의로 탈락시켰다

입력 2013-07-17 00:00
수정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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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중 ‘조직적 입시 비리’

서울 영훈국제중이 ‘입맛에 맞는’ 학생들을 골라 뽑기 위해 아동보호시설 출신 등 실제로 배려받아야 할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해 불합격시킨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성적 조작은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학교 행정 직원과 교사, 심사 위원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이뤄졌고 주관적 영역 부문의 점수가 주요 타깃이 됐다.

영훈국제중은 2012∼2013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특정 학부모의 자녀나 영훈초등학교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 지원자 292명 중 28명, 일반 전형 지원자 2114명 중 839명의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전형의 경우 지원자 40%의 성적을 조작한 셈이다.

사배자 전형에서는 아동보호시설이 운영되는 초등학교 출신 지원자들의 주관적 영역 점수를 낮게 조작해 2012년 2명, 2013년 3명 등 모두 5명을 고의로 떨어뜨렸다. 검찰은 불합격한 학생들이 원래 객관적 영역 성적이 우수해 합격권에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북부지검 최종원 차장검사는 16일 “학교 측에서 부모가 없는 아동보호시설 출신 학생들이 오면 학교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는 편견을 갖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非)경제적 사배자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배자 전형에서도 입시 비리가 드러났다. 검찰은 영훈국제중이 2013년 경제적 사배자 전형에서 사전 면담 자료를 토대로 3명의 주관적 영역 점수를 낮게, 다른 3명의 성적을 높게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훈국제중은 일반 전형 서류 심사 과정에서 교과 성적이 높은 학생을 가려 뽑기 위해 추첨 전에 832명의 성적을 조작했다. 영훈국제중은 지난해와 올해 입시 전형에서 교과 성적이 641위 아래인 지원자의 합격을 막기 위해 심사위원이 아닌 교사가 추천서(8점 만점)와 자기계발계획서(5점 만점) 점수를 1~2점으로 아주 낮게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훈초 출신을 더 많이 뽑기 위해 일반 전형에서 추가로 학생 7명의 성적을 조작했다. 영훈초 출신 학생 5명의 서류 심사 점수를 올리고 다른 학교 출신 성적 상위 지원자 2명의 점수를 깎는 방식이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2009년 일반 전형 최종 합격자 중 영훈초 출신 학생이 단 4명이었다는 이유로 학교 관계자에게 영훈초 출신에게 점수를 높게 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영훈국제중의 입시 비리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영훈법인 이사 전원(8명)의 승인을 취소하고 관선이사(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재하 교육행정국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보면 국제중은 5년마다 평가해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면서 “현행법상 국제중 지정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면 즉시 지정 취소가 가능하도록 현행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단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영훈국제중 감싸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12~2013학년도 부정 입학자 9명은 합격이 취소되고 다른 학교로 전학 조치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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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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