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우리도 유치원 가고 싶어”

장애아동 “우리도 유치원 가고 싶어”

입력 2013-06-07 00:00
수정 2013-06-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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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 포함되면 뭐하나… 97.5%가 안 다녀

“집 근처 유치원을 찾았는데 아예 대놓고 특수 유치원을 알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일반 유치원은 아이도 힘들고 비(非)장애 아동 엄마들도 싫어한다면서….”

서울 관악구에서 지적장애 3급 아들(5)을 키우는 한모(39·여)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뒀다. 아들이 입학한 유치원에서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원장은 “다른 아동 학부모들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서는 장애 아동과 자신의 아이를 함께 교육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와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근처 다른 유치원을 찾았지만 아이의 장애를 밝히자 교사들은 한결같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한씨는 직접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지난해 장애 아동을 위한 무상 교육이 유치원 과정으로 확대됐지만 대다수 장애 아동에게 유치원 입학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특수 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이나 특수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예 유치원 입학을 포기하는 장애 아동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인천 연수구에서 4세 지적장애 2급 딸을 키우는 신모(32·여)씨는 아침마다 남동구를 찾는다. 집 근처에는 특수 학급이 있는 유치원이 없어서다. 오전 7시 40분쯤 출발하는 유치원 버스를 타려면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해야 한다. 잠에서 덜 깬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기라도 하면 신씨는 속상한 마음에 가슴을 친다고 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3조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하여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을 의무 교육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장애 아동의 97.5%는 유치원을 다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 아동의 유치원 이용률은 2008년 9.3%에서 2011년 2.5%로 6.8% 포인트 감소했다. 이 가운데 1~2급 중증 장애 아동은 7.3%에서 1.8%로, 3~6급 경증 장애 아동은 13.3%에서 4.1%로 줄었다.

유치원 관계자는 6일 “특수 아동을 돌볼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비장애 아동 부모들이 특수 학급 설치를 꺼린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한 유치원 원장은 “장애 아동이 유치원에 오면 교사들도 힘들어하고 비장애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기분이 상하지 않게 특수 학교를 찾아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장애 아동 부모들은 아이를 ‘보낼 곳이 없다’고 호소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장애아 대상 특수학급을 마련한 유치원은 3.6%에 불과했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실장은 “장애, 비장애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는 인식 부족으로 거부하는 일이 많고, 이는 단순히 특수교육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차별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특수교사를 적극 배치하고 필요하다면 특수보조원 등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수학급 설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데도 학부모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정책 홍보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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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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