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출자 관여, 인출은 안했다” 말 바꾼 최태원

“펀드출자 관여, 인출은 안했다” 말 바꾼 최태원

입력 2013-04-09 00:00
수정 2013-04-0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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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홍·김준홍 기획 가능성”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전의 진술을 번복하고 다른 논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8일 열린 최 회장 형제 등 4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최 회장은 “앞선 재판에서 펀드 출자에 관여한 바 없다고 잘못 말씀드린 점 사죄드린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생 최재원(50) SK그룹 수석부회장도 “법적 책임이 약할 것으로 판단해 제가 ‘방어막’이 되기로 하고 수사기관과 재판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최 회장이 펀드 출자금 조성에 관여한 사실은 있지만 인출 및 송금과는 무관하다”면서 “이 사건 범행은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이나 김준홍(48)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기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신은 펀드 출자 조성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동생 최 부회장을 탓했던 1심과 완전히 달라진 주장이다. 하지만 항소심 승소를 위해 말을 바꾸며 또다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최 부회장의 범행 가담 사실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회장은 횡령, 비자금 조성, 감옥에 대신 갈 바지사장 고용 등 비리 백화점의 행태를 보이고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황당한 진술 변경을 하고 있다”면서 “재벌이란 점을 이용해 약자인 양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강변하지만 온 국민이 그 진위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최 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검찰의 항소 요지를 들었다. 오히려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최 부회장은 초조한 얼굴로 변호인과 함께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판에는 최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도 참관해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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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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