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스로 변하니 살맛나는 동네로

주민 스스로 변하니 살맛나는 동네로

입력 2013-03-21 00:00
수정 201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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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위한 미니도서관… 낙후된 재개발지역 벽화 그리기…

“마을도, 어른들도, 아이들도 변하고 있어요.”

지난해 10월 마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문을 연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3단지 아름드리도서관은 동네 주민들의 특별한 아지트다. 이 도서관은 임대아파트 임차인 대표 조금옥(56·여)씨와 주민들이 열악한 교육 환경에 놓여 있는 동네 아이들을 위해 함께 만든 아파트 내 작은 공간이다.

“부녀회장을 맡고 보니 맞벌이 부모 밑의 외로운 아이들, 조부모와 살면서 방치되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며칠을 고민했죠.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분위기와 습관을 선물하고 싶어 마을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는 이정규(50·여)씨 등 3명으로 구성된 ‘마을 아줌마 탐정단’이 있다. 10여년 전부터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이도저도 못하는 이문·휘경뉴타운의 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이씨는 “주민들이 재개발만 기다리다 보니 마을 환경이 조금씩 낙후되고 있다”면서 “정말 필요한 게 어떤 일인지 고민하다 마을 청소와 벽화 그리기 같은 작은 일부터 실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5일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만들기 등에 관한 조례’를 공포한 지 1년이 지났다. 가장 큰 성과는 아름드리도서관 같은 자발적인 마을 공동체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하경환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마을지원실장도 “마을이라는 작은 지역사회에 관심 갖는 시민들을 발견한 것이 결실”이라면서 “마을 만들기 사업과 교육 등에 참여한 인원 등을 보면 기존 시민단체 종사자 등을 빼고 3500여명 정도가 늘었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 욕구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서울시가 ‘우리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한 내역을 보면 전체 82건의 사업 중 주민 모임 사업이 84%(69건)로 기존 단체 사업(13건·1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사업 중 지난해 새로 설립된 모임이 60%(50건)로 비중이 컸다. 사업 범위도 동 이하 작은 동네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7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판을 벌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석 가천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성공의 관건은 주민들이 필요한 의제를 얼마나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주민 참여를 늘려 ‘마을의 일상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교육 문제로 이사가 잦고 근무 후 여가 시간이 부족하므로 마을공동체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마을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사회적 제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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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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