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유치원생 ‘도깨비방’에 강제로 밀어넣고…

女유치원생 ‘도깨비방’에 강제로 밀어넣고…

입력 2012-10-10 00:00
수정 201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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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교육시설 교사들, 위협적 언행·가학적 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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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자치구 아동교육시설에서 교사들이 아동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관련 기관들은 여전히 아동보호 등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아동학대를 모른 채 지금도 이 시설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9일 서울시아동복지센터(아동센터)와 K자치구, 이 자치구 산하 도시관리공단 등을 취재한 결과다. 서울시아동센터는 지난 7월 23일 K자치구 산하 도시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아동교육시설 원생인 A(5)군 등 20여명에 대해 정서학대 판정을 내렸다. 정서학대는 아동학대의 한 유형으로 양육자가 아동에게 언어적, 정서적 위협, 감금 억제 등 가학적인 행위, 아동의 인격이나 존재를 말과 행동으로 멸시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하는 행위다. 이 아동교육시설은 5~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글, 영어 등의 학습과 수영, 미술 등 예체능을 복합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공단은 관할 구가 2003년 11월 전액 출자해 설립, 구가 지도·감독 책임을 갖고 있다.

아동센터는 학대와 관련해 민원을 제기한 A군의 부모에게만 이 사실을 통보했다. 센터 관계자는 “A군은 부모가 민원을 제기해 결과를 통보했지만 다른 학부모들에게는 법적으로 조사 결과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면서 “원생들을 지도한 교사 2명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시켰다.”고 밝혔다. 이후 A군은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으나 다른 원생들은 여전히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A군 부모는 정서학대를 이유로 관할 구, 담당 교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아동들에게 가장 큰 공포감을 준 것은 ‘도깨비 선생’과 ‘도깨비방’이다. 교사들은 1층 강당 구석과 3층 대체육관 구석의 방송실을 도깨비방이라고 지칭하며 울거나 고자질하는 아동에게 “도깨비 선생이 잡아가 도깨비방에 가두면 엄마를 못 보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아이의 눈을 가리고 도깨비 선생이 뒤에서 나타나 도깨비방으로 잡아가는 장면도 연출했다.

A군 부모에 따르면 한 교사는 울며 매달리는 원생 B양을 3층 방송실에 강제로 밀어 넣은 뒤 문을 닫고 아이가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막았다. B양은 나오려 발버둥치다 문이 잠기자 자지러지게 울었다. 교사는 문을 열어줬지만 B양이 다시 운다는 이유로 또 가뒀다. 교사들은 이외에도 ▲수영 수업 도중 잠수가 익숙지 않아 망설이던 A군의 머리를 손으로 잡고 물속에 얼굴을 강제로 집어넣고 ▲질문이나 답변을 망설이는 아동들에게는 “겁쟁이”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A군을 진찰한 의사는 “교사의 위협적인 언행과 가학적 교습법으로 불안, 상황을 재연하는 듯한 잠꼬대, 괴성 등의 증상이 관찰된다.”면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진단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교사들이 도깨비방을 언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건 아이들을 재밌게 교육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아동교육시설의 한 관계자는 “도깨비방 운운한 교사는 시아동센터로부터 정서 학대와 관련해 교육을 받았고 나머지 아이들은 별 문제 없이 잘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공공기관이 알고도 방치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면서 “아동을 보호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학부모에게 아동의 학대사실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아동들이 정서 학대에 계속 노출될 경우 사람을 믿지 못하고 향후 학교 적응에 문제가 생기는 등 사회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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