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94% “안전위험”… 범죄 무방비 노출

학교 94% “안전위험”… 범죄 무방비 노출

입력 2012-10-03 00:00
수정 201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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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흉기난동으로 본 치안 실태

치안이 비교적 탄탄한 서울 강남의 사립초등학교까지 ‘묻지 마 범죄’에 노출되면서 학교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 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학교 안전이 위협받을 때마다 예방책이 발표됐지만 초기에 반짝하는 시늉으로만 끝난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 28일 우울증을 앓던 김모(18)군이 휘두른 야전삽에 학생 6명이 다친 학교는 서울 강남의 사립 명문인 계성초등학교다.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정·관계 유명 인사나 연예인 자녀가 다니는 학교다. 잘 갖춰진 교육 여건은 기본이고 4명의 경비원이 학생들의 등하교까지 책임지기 때문에 연간 1000만원을 웃도는 학비에도 입학 경쟁률 1위를 다툰다.

정부는 2년 전인 2010년 초등학생을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터지자 교내 범죄를 예방하겠다며 학교마다 배움터 지킴이를 배치하고 폐쇄회로(CC) TV 설치를 확대했다. 그 결과 전국 초중고교의 98%인 1만 1087개교에 CCTV가 설치돼 있고 8005개교에 9463명의 ‘학교 안전 지킴이’(학교 보안관 포함)가 배치돼 있다. 그러나 정작 지킴이의 활동은 기계적이고 CCTV는 모니터링할 사람이 없어 범죄 억제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 설계의 제도화 방안’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교 30개 중 94%가 안전 수준이 미흡했다. 학생, 교사는 막연하게 학교를 안전하다고 여겼지만 실제 보안에는 취약하고 돌발상황에 대처할 만한 비상 대책 매뉴얼도 전혀 없었다.

1996년에 시작된 ‘학교 담장 허물기(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2000년 이후 지난해 8월까지 1165곳의 학교가 담장을 없앴다. 주민 휴식·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었지만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역효과도 낳았다. 학교 안에만 들어가면 안전하다는 막연한 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학부모라도 학교를 방문하기 전에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등교 시간이 끝나면 교문을 닫아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안전 지킴이의 근무 수칙을 표준화하고 일부 학교는 청원경찰로 대체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안전 지킴이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외부인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등 학교 안전 시스템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 초중고교의 CCTV 관리와 학교 안전 지킴이 근무 실태를 일제 점검하겠다.”면서 “CCTV 모니터링에 전담 요원을 지정,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지·윤샘이나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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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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