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 적은 학교 학생에 자필확인서 받아라”

“학폭 안 적은 학교 학생에 자필확인서 받아라”

입력 2012-09-24 00:00
수정 2012-09-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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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대학에 사실상 ‘명령’ 일부대학 “지원 앞세운 협박”

교육과학기술부가 2013학년도 입시에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고교의 수험생들에게 자필 확인서를 받으라고 각 대학에 요청했다. 확인서를 받지 않는 대학은 내년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명령’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대학들은 모집요강에서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서류를 추가로 받는 것에 대해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은 고교는 경기 8개교, 전북 12개교 등 전국 20개교다.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0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전국 66개 대학의 입학처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입시생 중 학교폭력 미기재 고교의 3학년 수험생을 상대로 별도의 확인서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교과부는 “학교폭력 관련 내용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는 것은 입학사정관 전형의 필수 서류가 누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 모집요강에 없어 논란 예고

대교협이 각 대학에 전달한 확인서 양식은 학교폭력 가해사실 여부와 사회봉사·전학 등 학교폭력으로 학생이 받은 가해조치를 학생이 직접 적고 서명하도록 돼 있다. 허위 내용을 적을 경우 합격취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문도 표시돼 있다.

●“고등교육법에 어긋나” 의견도

하지만 일부 대학은 이런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과부가 확인서를 받지 않는 대학은 내년 입학사정관 사업 지원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강요와 협박”이라며 “각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일괄적으로 방침을 내려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을 중시한다면서 특정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각서 형태인 별도의 확인서까지 쓰게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내부 의견이 만만찮다.”고 덧붙였다.

확인서가 고등교육법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각 대학이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수립, 사전에 공표한 뒤 예고없이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당초 모집요강에 확인서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확인서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확인서를 받지 않고 면접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대학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선 미기재 학교 출신 지원자 추이를 본 뒤 결정하겠다는 대학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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